[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올해 초부터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악재를 맞닥뜨린 국내 항공업계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한 폐렴’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노선에 대한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나아가 에어서울을 비롯한 일부 항공사는 아예 중국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중국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신규 취득하면서 노선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했던 국내 항공사들은 이번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해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한 폐렴’으로 인해 우한 뿐 아니라 중국 여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국내 여행객의 중국 노선 예약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항공편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이전에 발권한 중국 모든 노선의 항공권에 대해 환불 수수료를 면제한다.

대상 항공편은 대한항공의 경우 2월29일까지 출발하는 항공편,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3월31일까지 출발하는 항공편이 해당된다.

진에어는 2월말까지 운항하는 항공편을 기준으로 중국 본토 노선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중국 모든 노선을 대상으로 이달말 출발편까지는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도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 취소 수수료와 여정 변경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에어서울은 중국 전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항공사 중 우한 외 다른 중국 지역 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은 에어서울이 처음이다.

에어서울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인천∼장자제(張家界), 인천∼린이(臨沂) 노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한다고 28일 밝혔다.

에어서울은 현재 인천∼장자제 노선을 주 3회(수·금·일), 인천∼린이 노선을 주 2회(화·토) 운항하고 있었으나 우한뿐 아니라 중국 노선 전체에 대한 여행객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관련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며 “항공기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공항 종사자와 운항·캐빈 승무원에게도 국제선 전 노선에서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서울이 중국 전 노선 운항 중단을 결정하면서 다른 항공사들로 운항 중단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2개 노선에 불과한 에어서울과 달리 다른 항공사들은 적게는 5~6개에서 많게는 10개가 넘는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부산∼장자제 노선은 오는 29일부터, 무안∼장자제 노선은 오는 30일부터 각각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도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청주∼장자제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의 신규 취항을 연기한 티웨이항공도 현재 중국 노선의 스케줄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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