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시장 붕괴’에 베팅한 헤지펀드사들은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마이애미의 한 헤지펀드사는 지난달에만 무려 3612%의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노동총연맹인 노동조합회의(TUC)의 프랜시스 오그래디 사무총장은 이날 “런던의 한 헤지펀드사가 코로나19 경기 침체를 예측하고 주가지수 하락에 베팅해 24억 파운드(약 3조 6000억원)을 벌었다”고 비난했다. 

오그래디 사무총장은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수십억 달러를 긁어모으고 있을 때 목숨을 걸고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노동자들은 매일을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이는 우리 경제가 망가졌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가 지목한 헤지펀드사는 영국의 유명 투자가 조너선 루퍼가 설립한 ‘루퍼 인베스트먼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세계 주식시장이 붕괴되며 약 24억 파운드를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그래디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위기가 지나가면 우리는 보다 평등한 경제를 재건해야 한다”며 슈퍼리치들은 정당한 몫을 지불하고, 일반 노동자들은 마땅히 받아야할 존경과 보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지펀드사가 코로나19 속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상황은 미국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미국의 투자전문가이자 ‘더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가 자문으로 있는 미국 마이애미의 한 헤지펀드사는 지난달에만 무려 3612%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를 넘어 4000%대의 수익률을 거둔 미 헤지펀드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TUC는 “공정한 분담금을 내야 한다”고 발언했지만 지난달 21%의 수익률을 낸 런던의 오디 자산운용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오디 측은 투자자들에게 “지금은 2008~2009(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 아니다. 1989~1992(세계 금융불황) 수준도 아니다”며 올해 세계 총생산은 1931~1932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국가와 기관이 사라지고 아돌프 히틀러같은 인물이 독일을 점령할 기회를 잡았던, 그 끔찍한 정도로 고꾸라질 것”이라는 경고를 남겼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hwon611@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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