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민 소화제’로 불리며 120년이 넘도록 사랑을 받고 있는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가 임산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지난해 임신한 쥐를 대상으로 까스활명수의 핵심성분인 ‘현호색’에 대한 임상을 진행했다.

임신한 지 7~17일 된 암컷들을 구분, 체중 1㎏당 현호색 추출물 250㎎, 500㎎, 1000㎎을 각각 투여한 결과, 500㎎, 1000㎎ 투여군의 체중이 정상적으로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0㎎ 투여군에서는 사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견됐다.

다만, 부검결과 뱃속 새끼 쥐의 체중이나 내장, 골격 등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

당시 동화약품은 이 임상결과를 보고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식약처가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동화약품으로부터 임상보고서 전문을 받아 분석중이다.

‘팩트체크’ 까스활명수는 과연 안전한가?

그렇다면 실제로 까스활명수는 임산부에게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일까?

한방에서 주로 진통제의 재료로 쓰이는 현호색은 이번 임상뿐 아니라 이전부터 임신부의 음식섭취와 영양공급을 방해한다는 논란이 있어왔다.

일부 연구에서는 임신유지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 수치에 좋지 않다고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동의보감에서도 현호색은 생리가 고르지 못한 것과 배 속의 뭉친 덩어리, 산후의 혈훈(어혈로 인한 어지럼증) 같은 여성의 혈병(血病)을 다스리지만, 장기복용 시 유산을 일으킬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보건당국이 2011년 박카스(동아제약)를 비롯한 드링크류 일반의약품들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던 당시 까스활명수는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까스활명수는 2011년 편의점 판매 허용 대상에서 제외됐고, 동화약품은 현호색을 뺀 ‘까스활’을 편의점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동화약품 “지난 122년동안 문제 없어”

그러나 동화약품 측에서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까스활명수에 함유되는 현호색의 함량은 미량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호색의 임신부 복용 위험성에 대한 소수의 논문이나 보고자료가 있으나 이를 그대로 활명수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동화약품에 따르면 앞서 논란이 된 동물실험에서 현호색 추추물의 독성여부를 확인한 결과, 현호색이 가진 임신부 위험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쥐를 대상으로 임신 모체에 대해서는 사람으로 환산하면 일반독성의 경우 1일 약 745병을 복용해도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까스활명수의 1일 용량은 3병이다.

이 관계자는 “현호색은 활명수 외에도 국내 여러 제약사가 판매하고 있는 액제소화제에서 주요 성분으로 사용중”이라며 “활명수와 관련 지난 122년 간 임신부로부터 보고된 이상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