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법안 인질극 “선거법 상정 안하면 민식이법 등 통과”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19-11-30 13: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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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안건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국회 의사과에 신청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필리버스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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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29일 민생·비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여야가 합의한 본회의 일정 전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민생법안을 볼모로 선거법 개정안과 ‘딜’을 시도하려던 의도가 드러났다.

이날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이 국회사무처에 접수된 뒤 나 원내대표는 오후 3시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가졌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신청당시 199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국회법에 따라)이번 정기국회가 끝날 때가지 계속될 수 있고 저희는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 저항의 대장정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불법 패스트트랙의 완전한 철회 선언과 친문게이트 국정조사 수용”이라 말했다.

이어 “국회의장께서 아직도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고 있다. 본회의 개의 거부 명분은 어디에도 있지 않다”며 “의장이 개의를 거부하는 것은 국회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말했다.

당초 이날 본회의는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이후 현재(오후 6시 기준)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본회의는 여야 합의로 국회의장이 연다.


“선거법 상정 안하면 민식이법 등 먼저 통과”

문제가 되는 언급은 마지막에 등장한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께 제안한다.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저희가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법안에 앞서 민식이법 등을 먼저 상정해 통과시켜줄 것을 제안한다”고 발언했다.

민식이법은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스쿨존 내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 어린이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9월 과속차량에 치여 사망한 故김민식(9) 군의 사고가 MBC국민과의 대화에서 소개되며 널리 알려졌다.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에서 앞서 필리버스터를 통해 무제한 발언 내지 토론을 이어가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민식이법 등은 필리버스터에 앞서 통과시키겠다는 의미다. 

 

▲ 어린이 교통안전 사고 피해자 부모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들의 소극적 법안 처리를 규탄하며 빠른 법안 처리를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2019.11.29.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나 원내대표 측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신청 이후 법사위에서 통과됐다”며 “한국당은 이제 막 법사위를 통과한 민식이법부터 우선 처리하고 한국당이 요청한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본회의를 열지 않고 있는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이 민식이법 처리를 막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며 “한국당은 국회의장께서 결심하면 바로 본회의에서 민식이법부터 우선 처리할 것”이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안건은 비쟁점·민생법안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원 일동 명의의 규탄문을 내고 “자유한국당이 본회의를 앞두고 모든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며 정기국회에서 민생·경제법안은 없다고 못 박았다”며 “한국당은 민생과 경제는 물론 국민의 삶마저 송두리째 던져버렸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오후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본회의 필리버스터에 대해 “반론 없이 다 찬성했다”고 박맹우 사무총장이 의총 직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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