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삼성SDI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시장 상황에서 낸 결과다. 이에 따라 삼성SDI의 하반기 사업 전망에 훈풍이 불고 있다.

삼성SDI가 ‘미래먹거리’로 지목한 것은 전기자동차 전용 배터리다. 김헌준 삼성SDI 전지사업 전략마케팅 상무는 28일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시장은 코로나 사태로 수요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여러 OEM이 생산을 중단하는 등 잠시 어려움 있었으나 빠르게 정상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차전지 사업에서 지난해 60% 이상 매출 성장을 달성했고 올해도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50% 이상의 높은 성장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 같다”며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삼성SDI는 내년엔 매출 성장과 더불어 자동차 전지 사업 부문에서 단독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이를 통해 중장기 성장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상무는 “투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차질 없게 진행하겠다. 장기적으로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해 차별화된 배터리 기술과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차세대 차량용 배터리로 각광을 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부문의 연구‧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단기목표로는 실제 자동차에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제품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을 제시했다.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타격을 정면으로 받았다. 다만 하반기엔 삼성SDI 고객사들이 대거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상반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방산업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이 약세를 보였는데 하반기는 주요 고객사들이 줄지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해 소형전지 호조가 전망된다”며 “또 재택 근무와 재택 수업 확대로 노트북 수요가 확대돼 노트북용 폴리머 전지 등의 실적 개선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전자재료에서 신규 공급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 중이며 이 중엔 1년 이내 상용화 가능한 품목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SDI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와 공정 고도화다. 또한 ‘폴더블(접을 수 있는’ OLED 수요 확대를 반영한 소재 개발도 추진 중이다.

정부의 포스트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인 ‘한국형 뉴딜’의 일환인 ‘그린뉴딜’ 정책도 삼성SDI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의 시장 상황을 보면 여러 국가들이 신재생에너지 사업 육성해 ESS에 보다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며 “미국·유럽 등에서 친환경 정책을 확대 발표했고, 우리나라도 그린뉴딜과 저탄소 등에 73조원을 투자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ESS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이날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이 매출액 2조5586억원, 영업이익이 1038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인 영업이익 약 708억원보다 약 300억원 가량 높은 '깜짝' 선방이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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