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2일 경기도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부터 고 이희호 여사 조화를 전달 받고 있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김정은을 대신해 이희호 여사 서거에 대한 조화와 조전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묵음(默音)처리된 것과 관련해, 바른미래당은 14일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종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언론 무시를 넘어,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는 독선적 행태”라며 이와 같이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통일부가 이희호 여사 장례 관련 북측의 조전과 조화를 전달받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묵음 처리해 언론과 국민들은 도대체 무엇을 가리려고 하는 건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판문점에서 이뤄진 우리 측 고위급 인사와 북측의 김여정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밝힐 수 없다는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었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지난해 고위급회담 영상도 무음 처리한 바 있어 이번에는 사전부터 출입기자단이 원본공개를 적극 촉구하고 나섰지만 이를 정부가 끝까지 묵살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혹시 평화의 산통을 깨는 북측의 돌발 발언이라도 나왔는가, 아니면 꽁꽁 감추고 싶은 실언이라도 있었던 것인가”라며 “아니면 문재인 대통령의 나 홀로 남북회담 분위기 띄우기가 탄로 날 단서라도 담겨있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언론과 국민을 대상으로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라하고, 하고 싶은 말만 받아 적고 기억하라는 청와대와 정부의 불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결국 텅 빈 공간에서 나 홀로 기자 회견을 강행한 것이 불과 엊그제께 일인데, 정부는 왜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특히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각종 정보를 선별적으로 공개하거나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내놓는 경우가 수없이 누적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혼란한 점도 많고, 이미 많은 불신이 쌓여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정부가 우리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것도 모자라 혹여라도 국민들을 속이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추후에라도 이런 점이 확인된다면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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