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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보험사 소속 설계사 중 실적이 우수한 인력을 스카웃하는 방식으로 보험 판매망을 꽉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형 법인 보험대리점(GA)이 업계에서 ‘슈퍼 갑’으로 통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일종의 보험 백화점이라고 볼 수 있어, 대형 GA와 계약을 맺지 못 하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보험사들은 GA 요구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들어주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GA 소속 설계사는 무려 23만2453명이나 됐다. 이는 지난 2014년에 비하면 30% 가까이 늘어난 규모이며, 지난 2016년에는 보험사 소속 설계사보다 GA 소속 설계사가 처음으로 더 많은 수를 기록하며 점차 그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사 수가 곧 영업력과 비례한다는 보험 모집 시장에서 GA의 영업력이 점차 거대해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도 보험사 소속 설계사보다 GA 소속 설계사가 특정 보험사 상품뿐만 아니라 여러 회사 상품을 공정하게 비교해서 추천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업계 상황에서 보험회사는 GA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GA가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투자해달라는데, 사업성이 별로 없어 꺼려졌지만 요구를 거절했다간 자칫 상품 판매를 해주지 않을까봐 고민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 대형 GA에서는 우수 설계사 600~800명을 세부나 방콕, 괌 등으로 여행을 보내주는데 그 비용을 보험사들로부터 충당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GA가 팔아주는 자사 상품 수가 많은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는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는 게 전문가 등의 분석이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GA가 여러 보험사 상품을 비교해 추천해주는 건 맞지만 좋은 상품이라서 추천하기보다는 수당이 많이 떨어지는 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는 것”이라며 “GA의 불완전 판매 비율이 보험사 소속 설계사에 비해 3배 가량 많은 수준인 점을 감안해 소비자도 신중한 판단을 동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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