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2위를 다투는 제주항공과 진에어지만 최근 행보에서 그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국제선 여객 점유율을 높여가며 훨훨 날아가는 반면,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 장기화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무엇보다 제주항공은 알짜배기 중국 노선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진에어는 운수권 배분 자체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두 항공사의 격차는 커져만 가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1분기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포인트 상승한 9.5%를 기록했다. 2위인 진에어와의 격차는 1.4%포인트로 벌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제주항공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881억원과 590억원으로 추정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6%, 영업이익은 27%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제주항공의 실적은 인천공항의 슬롯(시간당 이·착륙 횟수)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지방발 국제선을 늘리는 제주항공의 ‘거점 다변화’ 전략이 주효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항공의 김해·제주·무안·대구·청주 등 5개 지방공항 국제선 여객 수는 156만2800여명을 기록했다. 이는 제주항공 전체 국제선 탑승객(728만4520명)의 20%가 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제주항공은 이번주 내 발표될 중국 운수권 배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토부는 내달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중국행 신규 운수권 배분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인천~베이징과 인천~상하이는 연간 탑승률이 80% 안팎을 기록하는 등 알짜배기 노선으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제주항공이 운수권을 획득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벌인 제주항공이 치고 나가는 동안 업계 2위 진에어는 이번 중국 운수권 배분에 참가 조차 하지 못하고 손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을 바짝 추격하던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로 인해 9개월째 신규항공기 확대 중단은 물론 중국 운수권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진에어를 제외한 항공사들은 4월 초 국토부로부터 신청서 제출을 요청받고 이를 완료한 상태다.

현재 진에어는 당초 제출했던 경영정상화 방안은 모두 이행했으며, 국토부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재 배제 ▲사외이사 권한 강화 ▲내부 신고제 도입 ▲사내고충처리시스템 보완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문화 개선방안을 이미 국토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토부는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국토부 측은 진에어가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책에 대한 실효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제재를 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인 상황이 제주항공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큰 무리가 없는 제주항공의 운수권을 획득은 유력하다”며 “진에어는 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두 회사의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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