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발암 추정물질’이 검출돼 판매가 중지된 위장약 ‘라니티딘’ 성분에 이어 다른 계열 약물까지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사실상 시장 퇴출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다른 성분에서도 발암 물질이 검출될 경우 제약업계의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어 후폭풍이 커질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라니티딘 조사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국내 유통 라니티딘 성분 완제 의약품 269품목의 제조·수입 및 판매 중지 처분을 내렸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유통 중인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7종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가 잠정관리기준(0.16ppm)을 초과해 검출됐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2A)이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의 NDMA 조사가 다른 성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어떤 성분을 조사할지 정해지지 않았으나 라니티딘과 같은 계열의 H2수용체 길항제(H2블로커)로의 조사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H2블로커는 위산 분비를 억제해 위염이나 위궤양 치료제로 쓰인다. 라니티딘 외에 니자티딘, 라푸티딘, 시메티딘, 파모티딘, 록사티딘 등 다양한 성분이 있다.

이 중 조사 가능성이 많이 거론되는 성분은 ‘니자티딘’이다. 니자티딘은 발암 추정물질인 NDMA 생성원리를 유발하는 화학구조가 라니티딘과 같기 때문이다.

위궤양치료제 중 잔탁처럼 라니티틴 성분을 사용하는 약품이 많지만 니자티딘을 사용한 의약품도 상당수 처방되고 있다.

현재 니자티딘의 분자 구조가 라니티딘과 비슷하고 NDMA 생성 가능성이 있다는 해외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민간 기업 차원에서 니자티딘에 대한 자체 조사를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약업계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라니티딘만 해도 연간 2345억원(의약품 시장조사자료 유비스트 기준) 상당 시장규모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니자티딘 259억, 시메티딘 164억원, 라푸티딘 150억원, 파모티딘 127억원, 록사티딘이 27억원 상당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다음 조사대상으로 지목된 니자티딘의 경우 H2블로커 중 두 번째로 시장이 큰 성분으로, 식약처 허가 품목만 110여개에 달한다.

다만, 니자티딘 외 다른 성분의 경우 화학구조 상 차이가 있어 추가 조사를 비켜갈 가능성도 있어 일말의 희망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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