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올해 초부터 ‘유명’ 일반의약품 가격 인상 열풍이 불고 있다.

제약사들은 원재료값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두 자릿수 인상률로 공급가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약국에 들여오는 공급가가 크게 오르면서 개별 약국에서 자체적으로 정하는 소비자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10개 제약사가 20개 품목의 일반의약품 공급가격을 인상했다.

가장 먼저 올해 1월 동화약품은 후시딘의 약국 공급가를 11~15% 인상했다. 후시딘 5g과 10g은 각각 15%, 11% 올랐다.

그동안 후시딘 5g은 약국에서 일반적으로 5000원 안팎 가격으로 판매돼 왔다. 후시딘의 가격 인상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동국제약도 지난 2월 경쟁 제품인 마데카솔케어의 공급 가격을 10% 인상했다.

비슷한 시기 광동제약도 쌍화탕과 우황청심원의 공급가를 일제히 올렸다. 우황청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가격이 오르고 있다.

공급가 인상폭은 광동쌍화탕이 15%, 광동우황청심원이 우황 및 사향 함유량에 따라 평균 12~20% 수준이다.

올해 한차례 후시딘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동화약품은 4월 까스활명수의 공급가격을 20% 올렸다.

한독은 훼스탈플러스의 공급가를 15% 올렸고, 현대약품은 대표 제품인 물파스를 용량에 따라 9~12% 인상했다. 대웅제약과 명인제약도 각각 ‘임팩타민’과 ‘이가탄’ 공급가를 각각 15%, 17% 올렸다.

오는 6월엔 신화제약이 건비환(30%)·위생단(20%)·비장원(20%)·장정소(37.5%) 등의 공급가를 일제히 올린다.

한국얀센도 인상행렬에 동참했다. 오는 7월부터 대표적인 ‘진통제’ 타이레놀 500mg의 가격을 18.60% 인상하고 나머지 타이레놀 콜드에스(25%)·타이레놀 현탁액(18.60%)·타이레놀 츄어볼(18.60%) 등의 가격을 올린다.

특히 타이레놀은 대표적인 편의점 상비약으로 꼽히기 때문에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 판매가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다.

공급가 가격인상을 단행한 제약사 측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판매가 역시 상승할 것으로 보여 소비자의 불만도 예상된다.

특히 일반의약품은 소비자 가격을 약국에서 결정한다는 점에서 약국별 재고 수준의 차이로 길게는 2~3개월까지 가격 인상 시점의 차이가 나면서 소비자와 가격 마찰이 잦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의약품 외에도 물가가 줄줄이 오르면서 일반약 판매가 인상에 소비자들이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이번 인상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여서 소비자와의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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