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8월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스페셜 경제=변윤재 기자] 삼성은 지난 20188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신산업 육성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고용에 나서겠다는 발표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사업에 더해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바이오, 자동차 전자장비(전장)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3년 동안 180조 투자, 4만명 고용이라는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했다. 당초 예상헸던 투자(100억원)와 고용 계획(2~25000)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삼성이 3년 동안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대부분을 재투자하겠다는 이 발표에 세계적 기업으로 위상을 공고히 한 삼성이라도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있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현재, 삼성의 약속은 흔들림 없이 진행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도 삼성은 적극적으로 투자와 고용을 진행했다.

 

13일 삼성은 자사 뉴스룸 홈페이지에 이같은 성과를 공유했다. 지난해까지 시설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해 180조원 투자 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투자의 경우 당초 목표인 약 130조원을 7조원 이상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올초 기업의 본분은 고용 창출과 혁신 투자로,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경제의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삼성의 통 큰 투자와 고용은 우리 경제에 힘이 되고 있다.

 

계열사별로는 주력인 삼성전자가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DS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R&D 투자는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신규채용 규모도 이미 80% 이상 달성했다. 이에 따라 올 연말까지는 목표치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기업의 본분인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실천한 결과다.

 

이와 별도로 고용노동부와 함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는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는 지금까지 2250명이 선발됐다. 오는 2024년까지 총 5000억원의 운영 비용을 투입해 1만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특히 1, 2기 수료생 10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조기 취업에 성공해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삼성은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기업 뿐 아니라 우리나라 미래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총 133조원을 투자,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은 차근히 진행 준이다. 올 연말까지 26조원이 투자될 계획으로,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 속도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시스템 반도체 투자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매출은 총 81200억원으로, 반기 기준으로 처음 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67900억원)보다 20%나 증가한 것이다.

 

바이오산업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4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256000리터)의 제4공장 건설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푀첨단 설비를 갖추고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며 세계 바이오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여왔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7887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을 정도다. 지난해 전체 수주 실적(3083억원)의 약 6배에 달하는 것으로, 과감한 투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세계 1CMO(위탁 생산) 회사로 성장시킨 마중물이 됐다.

 

미래 자동차 분아에서도 삼성은 세계 유수 기업과 협력하며 기술 초격차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1월 독일 아우디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엑시노스 오토 V9’을 공급했고, 올초에는 5G 기술을 적용해 공동 개발한 차량용 통신장비(TCU)를 독일 BMW의 신형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하기로 계약했다. 텔레메틱스용 모뎀, 이미지센서 분야에서도 BMW, 볼보, 현대모비스 등 세계 유수의 기업으로부터 수주에 성공하며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4대 미래성장사업으로 꼽은 자동차 전장은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지난 5월과 7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사회와의 동행을 강조해 온 이 부회장의 의지는 우리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공개한 삼성은 청소년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사회 각계 각층과의 동반성장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스마트팩토리 지원 사업을 통해 지난해까지 1070개 중소기업이 역량 강화에 성공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에 처한 협력업체를 돕기 위해 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2018년부터 3년간 약 4500억원을 지원했다. 반도체 부문 우수 기업에 올 상반기까지 1927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상생협력을 다졌다. 국내 팹리스 업체에 IP(지적재산권) 제공, 기술 교육 등을 통해 지원한 데 이어 2018년부터 매년 1000억원 규모로 산학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와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스타트업 과제 500개를 육성 중이다.

 

다만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리스크는 삼성에 있어 가장 큰 불확실성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기술 경쟁은 치열해진데다 코로나19의 장기화, 세계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에 삼성의 위상도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수사심의위원회의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론짓지 못했다. 경영 구심점인 이 부회장이 또다시 재판정에 설 경우, 인수합병이나 공격적 투자와 같은 경영 전략은 제동이 걸리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전세계 모든 기업이 경쟁상대가 되고, 순식간에 기업의 운명이 뒤바뀌기도 한다장기간의 걸친 특검 수사로 삼성은 적기에 투자가 어려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으 약화될 우려가 있다. 검찰이 신중한 결정을 내려주길 비린디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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