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 규탄대회에 참석한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8.02.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를 결정한 직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사케를 곁들인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일식집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대상과는 무관한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지만 일본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높아져 있는 상황에 집권 여당 대표가 일식집에서 오찬을 가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일본이 각의(국무회의)에서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를 결정한 직후 긴급소집한 ‘일본 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안하무인인 일본의 조치에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위 발언으로부터 약 한 시간 뒤 여의도의 한 일식집을 찾아 한 시간가량 식사를 하며 오찬을 가지며 반주로 일본식 술인 사케를 곁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모습은 정부의 수차례 협상노력에도 불구하고 행해진 일본의 비상식적 경제보복 조치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잇달아 국민단합을 요청하고, 최근 민주당 지도부도 한일 갈등에 따른 국민의 자발적 불매운동을 의식해 식당 선정에 신중을 기하던 것과 배치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오늘 오찬은 사전에 잡혀 있던 약속”이라며 “우리 당과 이 대표는 일본 정부의 경제침략·보복에 관해 각성을 촉구하는 것이지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를 주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오찬을 일본 경제보복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당원들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많이 참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일본 여행을 줄이고 일본 제품을 사지 말자는 것이지 우리나라에서 파는 일본 음식까지 불매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가족이나 이웃들이 운영하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국내에서 일식집까지 가지 말자는 것은 너무 과한게 아닌가 싶다”며 “운영하는 분들도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일식집에서 오찬을 가진 뒤 국회로 복귀해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 규탄대회 및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제 비장한 각오로 이 전쟁에 임하겠다”며 “우리 경제를 어디까지 흔들지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다 해야겠다”고 말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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