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위장폐업 위해 기사 부당해고"
"신정동 일대 배송 불가"..코로나 유언비어 의혹도
롯데택배 "문자 발송은 실수..정정했다"

(왼쪽부터)김태성 신정대리점 기사, 이창준 서울주 분회장, 박석환 신정대리점 분회장(농성팀장)이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11일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스페셜경제 김민주 기자)

 

[스페셜경제=김민주 인턴기자] 롯데그룹의 택배 계열사인 롯데택배가 위장폐업과 부당해고, 불법작업장운영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택배 기사들을 해고시켜 업무 마비를 일으키고 고객들에겐 '코로나19로 인한 택배접수 불가지역'이라고 거짓 공지를 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울산롯데택배노조원들은 11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롯데택배의 갑질의혹을 제기하는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무리한 수수료 삭감’이 사건의 발단이라는 입장이다.  

 

▲ 울산롯데택배노동조합의 입장문 (사진=스페셜경제 김민주 기자)


노조측은 "롯데택배는 지난 2월부터 대리점에게 수수료 삭감을 강요해왔고, 이에 대한 피해를 롯데택배기사들이 고스란히 입어왔다"고 주장했다.

롯데택배 신정대리점의 경우, 지난달 880~910원이었던 수수료가 850원으로 삭감됐다는 설명이다.

신정 대리점 3동을 담당했던 김태성 롯데택배 기사는 “수수료 삭감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떠나라는 식으로 기사들에게 통보했고, 요구를 수용한 기사들에겐 영업실적이 부진하다는 근거를 들며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 기사들을 해고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기간내 무리한 수수료 삭감 강요가 지속됐고, 이에 노조가 반발하자 다음날인 6월 1일 사전통지도 없이 13명 전원 퇴사처리됐다”고 말했다.

김 기사와 노조원들은 대리점의 이러한 행보의 배경은 ‘위장폐업’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창준 서울주대리점 분회장은 “노조원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수수료 삭감 강요를 기사들이 받아들이지 않자, 롯데택배 대리점 관계자들(지점장, 소장 등)은 대리점들을 흡수통합하며 일명 ‘물갈이’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남을주대리점은 서울주대리점을 흡수하며 ‘울주대리점’으로 지점명을 변경했다. 그 과정에서 위장폐업과 직원 물갈이가 일어났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울주대리점 기사들은 두 번에 걸친 작업장 이전을 경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분회장은 “작업장은 햇빛가리개가 없는 주차장같은 빈터였다. 수동레일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었고, 하차작업이 불가능한 환경이었다. 심지어 그곳은 물류작업이 금지된 구역이더라”며 “점점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면서 기사들은 ‘너네가 계약해지를 순순히 안하면 이런곳에서 계속 일을 시킬테니 말을 들어라’는 뜻 같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롯데측에 수수료삭감, 위장폐업, 열악한 환경 등에 관한 호소를 했으나, 롯데가 아닌 대리점 및 소장과 계약한 특수 개인사업자이니, 본사와 무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11일 김태성 신정 대리점 기사는 “우리는 회사가 제공해준 ‘롯데’가 쓰여진 유니폼을 입고 ‘롯데택배’라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롯데의 직원이 아니라면 그동안 어디에서 일해온 거냐”며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를 하니 택배기사들을 남 취급하며 중대한 사건을 방관하는 롯데에게 실망이 크고,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롯데택배의 ‘코로나 유언비어’…국민청원에 까지 올라
롯데택배는 신정대리점 기사 전원을 퇴사처리함에 따라 인력부재로 운영에 차질이 생기자, 고객들에게 “울산 신정동 일대가 코로나 제한구역이 돼 배송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롯데택배는 ‘코로나 유언비어’로 인해 국민청원에까지 올랐다. 11일 청원참여인원은 1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 롯데택배가 발송한 문자 (제공=울산롯데택배노동조합)

 

롯데택배 관계자는 “코로나관련 문자 발송은 실수였다”며 “문제점을 파악해 고객들에게 수정된 내용을 재전송해 정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김세규 교전국장은 “코로나관련 유언비어는 정부에서도 엄단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노조는 롯데택배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할 것이며, 법적대응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롯데택배노동조합은 지난 8일 서울로 상경해 매일 오전 7시 롯데타워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사건 관계자들이 합당한 해명과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 무기한 집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스페셜경제 / 김민주 기자 minjuu090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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