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국회기자단(가칭)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과 대책, 그리고 언론의 역할세미나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국회기자단)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21세기 스마트폰 중독 실태가 심각한 가운데, 사단법인 국회기자단(가칭)이 29일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과 대책, 그리고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의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세미나는 전주혜 미디어미래연구소 책임연구원의 ‘스마트폰 과의존과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전 연구원은 서두에서 “우리는 언제든지 스마트폰과 함께 있는 ‘호모 모빌리쿠스(Home Mobil cus)’다”며 “하루 2,617회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고, 10분마다 한 번씩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Phubbing(phone+snubbing, 이하 퓨빙)’이라는 신조어를 제시하며 “스마트폰 인구의 60%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끼쳤고, 70%는 연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스마트폰이 연인 사이에서 싸움을 초래하고, 서로에 대한 만족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퓨빙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이 때문에 스몸비족(스마트폰 좀비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며 “보행 중 주의분산 행동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현황에서는 10대들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우려했다.

 

▲전주혜 미디어미래연구소 책임연구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과 대책, 그리고 언론의 역할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홍찬영 기자)


특히 전 연구원은 영유아의 미디어 과의존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민주평화당 김경진·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이 발의한 ‘영유아 스마트폰 과의존 방지’ 법안을 우수사례로 들며 “0~2세 대상으로 스마트폰 셧다운제를 실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부모가 아이를 교육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에 국가가 나서기보단 부모가 나서 교육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해외 국가들의 대응사례를 예로 들며 ”애플 투자자들 사이에선 스마트폰 과의존에 대해 ‘애플이 공적으로 나서야 된다’는 것이 공론화되고 있고, 스탠포드 대학생들 사이에선 ‘앱 개발자들이 앱을 개발할 때 스마트폰의 과의존을 줄일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야 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의) 테크놀로지 기업은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용자의 심리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자는 캠페인과 기업의 변화를 위한 입법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며 “영국의 정보보호감독관도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아동의 스크린 타임을 늘리기 위해 이용하는 전략들을 규제하는 방법들을 구상하고 있고, 구글은 ‘디지털 웰빙(Digital well-being)’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스마트폰의 이용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삼성과 LG, 통신 3사 기업들은 이러한 부분에 공감하지 못하며 오히려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통신 3사들의 경우) 아이들에게 ‘뽀로로’같은 만화들을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다고 하는 등의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모든 기업들이 아이들을 스크린 앞으로 모으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충격적인 사실은 어느 기업의 키즈콘텐츠 런칭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스마트폰 과의존이 문제인데 해결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는데 기업 담당자는 ‘과의존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 우리는 콘텐츠만 만들면 되지 않느냐. 그 부분은 즉각적인 해결 방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런 사안을 윗선에 보고할 경우 잘리는 경우가 태반이다’고 답했다”며 국내 미디어 기업의 스마트폰 과의존 대책에 대한 무책임한 실태를 언급했다.


이에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제시한 미디어 기업의 바람직한 역할로는 △스마트폰 및 뉴테크놀로지가 영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개발 및 지원 △영유아를 보호할 수 있는 윤리적 디자인 마련 △스마트폰·뉴테크놀로지 리터러시 향상 등이며, 언론의 바람직한 역할로는 △스마트폰 과의존 및 보호자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스마트폰 과의존 방지 캠페인 및 콘텐츠 제작 △스마트폰 과의존 기업의 책무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형성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전 연구원은 삼성이나 LG, 통신 3사가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책 방안이 없다고 지적하며 “영유아들의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아이를 상대로 교육에 힘을 기울이고, 기업들 역시도 사회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선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를 주최한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 역시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바른사용을 지원하는 종합계획을 마련해 스마트쉼센터·과몰입힐링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고, 다양한 사업을 통해 스마트폰 과의존에 의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언론 역시도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마땅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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