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간부 기자 둔갑 폭로
코로나 실직 노동자 문제 제기도
[스페셜경제=김성아 인턴기자]2020년 국정감사가 시작된 오늘 당찬 모습으로 국감의 문을 연 이가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다. 류 의원은 당선 이후 첫 국감임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지적과 질의를 이어갔다.
▲ 증인 철회 항의로 시작한 국감 첫날, 국감장 박차고 나갔다
류 의원은 산자중기위의 국감 시작과 동시에 지난달 확정한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이 바뀌었다며 항의했다.
그는 동 위원회 소속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게 “얼마 전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사실 확인을 위해 주은기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철회됐다”라며 “어떻게 된 것인지 말씀해 달라”라고 해명을 요구했다.
류 의원은 “증인 신청 후 삼성전자 간부가 인터넷 언론사 기자로 둔갑해 출입기자 출입증으로 국회를 활보했다”라며 “해당 간부가 국민의힘 당직자라고 알고 있는데 증인 원래대로 집행해 달라”라고 증인 철회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류 의원은 항의 이후 곧바로 국감장을 떠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류 의원은 “첫 국감 첫날부터 절마의 국회를 경험하고 국감현장을 떠나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한 뒤 증인채택 철회와 삼성전자 간부 국회 출입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저는 청년 국회의원으로 낯설고 새로운 정치를 여러 번 약속했다”라며 “법과 정의에 어긋나는 어떠한 관행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모든 관례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증인 철회 논란이 된 삼성전자 기술탈취 관련 국감은 내일인 8일 국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 ‘코로나 국감’ 정의당 다운 노동자 문제 질의
회견 이후 자리로 돌아온 류 의원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향해 “코로나국감을 하겠다”라며 코로나로 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과 코로나로 인한 외국 투자 기업의 철수로 실직자가 된 노동자들의 문제를 지적했다.
류 의원은 “쿠팡 등 물류센터 발 코로나 집단감염 전적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보여주기식 방역’을 하고 있다”라며 “노동자들은 아직도 작업복을 공용으로 사용하고 방역에 대한 책임은 노동자에게 전가돼 유독한 약물에 노출되는 등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투자 기업 철수에 대해서는 “한국게이츠, 한국산연 등 정부가 나서서 투자를 유치한 기업의 노동자에 대해서는 보호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성 장관은 “두 사안 모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라며 이후 관련 기관과 함께 해당 사안을 자세히 살펴볼 것을 약속했다.
류 의원은 국감에 앞서 자신의 SNS에 첫 국감에 대한 계획과 포부를 밝혔다.
류 의원은 “산자중기위원으로서 산업 전반에 방역대책이 충분했는지,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는 없었는지 감사하겠다”라며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자영업자가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채용비리와 정부·공공기관의 비위행위에 대해서도 근절할 수 있도록 감사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류 의원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진지하게 국감에 임하겠다”라며 “지금껏 그래왔듯, 낯설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국감에 대한 자신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류 의원이 속한 산자중기위의 국감은 이날 시작해 26일까지 3주간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 산자중기위의 피감기관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등 우리나라 산업을 다루고 있는 47개 정부기관이다.
스페셜경제 / 김성아 기자 sps0914@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