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KBS 겨냥 “재난방송, 국민안전 최우선해야”

나경원 “양 사장이 사퇴하는 것만이 답”
KBS공영노조 “양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
언론노조 KBS본부 “그 긴박한 순간에 보궐선거 분석”

김문수, 도올 발언 내보낸 KBS…“역적질 전문 방송”

▲방송인 김제동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며 재난주관방송사인 <공영방송 KBS>가 지난 4일 강원도 고성과 속초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도 불구하고 ‘오늘밤 김제동’을 방송하는 등 재난주관방송사로서의 ‘직무유기’라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양승동 (KBS 사장)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강원도 대형 산불 당시 <YTN>과 <연합뉴스TV>는 각각 밤 10시와 10시 40분에 재난방송을 시작한 반면, 정작 재난주관방송사인 <KBS1> ‘뉴스9’에선 10시 53분에서 11시 5분까지 10여분 정도만 재난방송을 진행하고, 곧바로 정규프로그램 생방송인 ‘오늘밤 김제동’을 방영했다는 것이다. 이후 11시 25분이 돼서야 특보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KBS 공영노조는 5일 ‘고성산불 시간에 김제동 방송한 KBS, 제 정신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지만 막무가내로 ‘오늘밤 김제동’은 밤 11시 25분까지 이어갔다”며 “양승동 사장과 보도본부장 등 KBS 경영진은 즉각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지역 국민들은 불안에 떨며 신속한 정보에 목말랐지만, 그 긴박한 순간에 KBS에선 하루 전 끝난 보궐선거 분석을 하고 있었다”고 개탄했다.

 

▲KBS 사옥

 

결국 자유한국당 ‘KBS 헌법파괴 저지 및 수신료 분리징수위원회 특별위’ 소속 의원들이 9일 공식항의방문의 일환으로 KBS를 찾았다.

그러나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사옥에 있던 양승동 사장이 별다른 외부일정이 없었음에도 만남을 거부해 만나지는 못했다고 전해졌다. 대신 정필모 부사장이 나왔는데, 정 부사장은 한국당 의원들이 ‘양 사장이 안 나오는 것이냐, 못 나오는 것이냐’는 질문에 “안 나오는 것이다”라고 답한 걸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5월 8일 KBS를 방문한 안철수 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를 환대한 양 사장의 행동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KBS를 겨냥해 “방송사, 특히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산불을 계기로 재난방송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KBS가 재난주관방송사로써 역할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해 따져 묻겠다”며 “결국은 KBS (양승동) 사장이 사퇴하는 것만이 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올을 열두 번이나 불러다가 이승만 대통령과 대한민국을 해코지하는 ‘역적질 전문 방송’ KBS는 더 이상 ‘국민의 방송’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KBS 1TV가 지난 2월 13일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도올아인 오방간다’에 출연해 “이승만(전 대통령)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 이승만은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발언한 녹화방송을 여과 없이 내보낸 점을 두고 KBS를 “역적질 전문 방송”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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