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전도유망한 제약·바이오기업이 IPO(기업공개)가 속도를 내면서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했던 제약바이오업계가 활기가 돌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식회계 논란에 최근 알보젠코리안가 자진 상장폐지키로 하면서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IPO를 준비하는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코젠코리아의 최대주주 알보젠코리아홀딩스가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자진 상장폐지를 요청했다.

알보젠코리아가 보유한 지분 9.75%를 알보젠코리아홀딩스에 넘기고, 알보젠코리아홀딩스가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알보젠코리아 지분 7.78%를 인수하면서 알보젠코리아홀딩스는 알보젠코리아를 100% 자회사로 두게 됐다.

앞서 지난 28일 한국거래소는 지난 28일 자진 상장폐지 때 자기주식을 최대 주주 등의 지분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관련 규정 개정안을 2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규정 개정은 최대 주주가 이 같은 방법으로 소수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번 개정에 따라 상장기업이 자기주식을 사모아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그동안 상장기업 최대 주주는 회삿돈으로 산 자기주식을 포함해 지분 95% 이상 확보하면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25일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한 알보젠코리아는 가까스로 개정안 적용을 피하게 됐다. 이로써 알보젠코리아는 지난 2017년부터 시도한 상장 폐지를 앞두고 있다.

2017년 알보젠코리아는 자진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두 차례 공개매수를 진행해 자기주식 9.75%를 포함, 92.22% 지분을 확보했다. 최대 주주 지분 90% 이상으로 1년을 넘긴 경우 자진 상장폐지가 가능하다는 규정을 적용받았다.

이에 알보젠코리아 소수 주주들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민원을 올리는 등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알보젠이 상장폐지 이후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격적인 M&A나 공장매각, 고배당을 해 투자비를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알보젠코리아의 행보가 IPO를 추진하는 유망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도 업계의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요인이다.

30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해 최초로 삼성 임원이 구속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회계감리나 감사가 지나치게 엄격해지면서 제약바이오업계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회사 규모도 어느 정도 갖추고 사업 아이템이 차별화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IPO를 통해 상황을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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