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우리는 답하라” 사모펀드 피해자들 집단행동 나섰다

윤성균 기자 / 기사승인 : 2020-06-30 17: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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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무역금융펀드 첫 분조위 개최…100% 배상 의견서 전달
사모펀드 피해자 공동대책위 준비모임 추진…목소리 커질 듯
▲ 금융정의연대와 사모펀드 피해자공동대책위원회 준비모임은 30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사모펀드 책임 금융사 강력 징계 및 계약취소 결정 촉구 금감원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열었다. (사진촬영=윤성균 기자)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라임펀드는 ‘금융 세월호 사건’이다. 2015년 사모펀드 규제완화 조치로 썩은 배라고 할 수 있는 금융사기꾼들이 대거 유입됐고, 불과 5년 만에 6조원짜리 부실 선박으로 키웠다. 이 배의 탑승권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대신증권 같은 유수의 판매사를 통해 대부분 수십년간 금융사의 충성고객이었던 사람들에게 팔려나갔다.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금융위와 금감원은 보호는커녕 막상 배가 침몰하고 있는 와중에도 허울 좋게 모니터링했다고 한다. 사모펀드 배는 이미 침몰했고, 죽지 못한 피해자들은 약으로 악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사모펀드 투자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여의도 금융가 중심에 울려퍼졌다. 그간 각개전투를 벌이던 사모펀드 피해자들이 한자리에서, 한 목소리를 냈다. 울림도 한층 컸다.

금융정의연대와 사모펀드 피해자공동대책위원회 준비모임은 30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사모펀드 책임 금융사 강력 징계 및 계약취소 결정 촉구 금감원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열었다.

이날은 금감원에서 라임운용의 무역금융펀드 관련 분쟁조정위원회가 처음 열리는 날이다. 금융정의연대와 사모펀드 피해자들은 “고의적으로 위험요소에 대한 설명을 누락한 불완전판매가 명백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떠넘긴 전무후무한 펀드사기 사건”이라며 금감원의 100% 배상 결정을 촉구했다.  

 

▲ 사모펀드 피해자들이 각 판매사를 성토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는 라임펀드 피해자(기업은행, 대신증권, 부산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독일헤리티지DLS 피해자(신한금투, 하나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IBK증권), 아름드리 펀드 피해자(신한은행),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피해자(하나은행), 팝펀딩펀드 피해자(한투증권), DLF 피해자(하나은행) 등이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그간 부실 사태가 발생한 개별 사모펀드 피해 투자자들이 각각 모여 집회를 연 적은 있지만, 사모펀드 피해자들이 한데 모여 판매사와 금융당국을 규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조위를 앞두고 사모펀드 피해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이 사태를 일으킨 금융회사들에 대한 배상 책임을 촉구하기 위함”이라며 “이번 사모펀드 사태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사모펀드 피해자 공동대책위원회 결성을 위한 준비모임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장식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은 “각 펀드 피해자들의 피해 특성이 다르다. 각 피해자들은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면서 “각각의 사연과 조건들을 충분히 반영해서 각 금융회사들이 자율배상에 나설 수 있도록 금감원은 자신이 가진 모든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금융정의연대는 사모펀드 사태를 일으킨 금융회사들에 대한 책임을 묻고, 금감원의 강력하고 조속한 배상조치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이후 각 사모펀드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요구사항을 낭독했다.

신한은행 라임CI펀드 피해자연대는 “신한은행은 CI 펀드가 자본시장법상의 공모펀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펀드 쪼개기를 통해 만든 억지 사모펀드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고객들을 속이고 이를 판매했다”며 “은행 내부 컴플라이언스 절차나 감시절차가 전혀 작동되지 않은 전대미문의 사기 사건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선지급된 가지급금 50%에 대해서도 일시적으로 자금을 융통해준다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고, 실질적으로 신한은행이 그 책임에 따른 그 어떤 배상도 또는 보상조치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 구제를 위한 투쟁을 계속할 예정에 있으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의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하다’ ‘6개월 만기, 3% 확정금리상품이다’ 등 상품의 위험을 전혀 설명하지 않고 안전한 상품이라면서 판매했다”며“충분한 설명도 없고 위험고지도 생략하고 IBK투자증권상품을 기업은행 상품인 것처럼 속여서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 한국투자증권 디스커버리펀드 투자 피해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촬영=윤성균 기자)

 

대책위는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 갖는 특수성 즉, 중소기업 공공기관으로서 갖는 책임감을 방기하고 중소기업인들을 위기에 빠트리고, 수십년 국책은행 거래 고객의 믿음을 저버렸다”고 성토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피해자모임은 “하나은행에서는 ‘이탈리아 정부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 없고, 무조건 조기상환된다’며 원금 손실 없는 적금보다 우수한 하나은행 고객 혜택 상품인 것 마냥 설명해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판매사 하나은행과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상품 사기 또는 착오를 이유로 계약취소책임, 불완전판매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묻고자 하며 이를 위한 금융감돆관 조사 의뢰, 형사 고소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국투자 자비스/헤이스팅스 팝펀딩 환매 대책위는 “한국투자증권은 팝펀딩 홈쇼핑 펀드가 국내 4대 메이저 홈쇼핑사에서 상품 방송을 앞두고 있는 벤더사들에게 LTV(담보인정비율) 40% 이내의 동산 담보를 잡고 대출을 실행해 해당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매우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이 해당 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대상인 차주의 상환이력과 자격, 투자대상의 담보, 팝펀딩의 연체율과 같이 투자판단에 중요한 사항에 대해 왜곡된 설명을 했다는게 이들 대책위의 주장이다.

이밖에 DLF피해자대책위원회, 우리은행·BNK부산은행 라임펀드 피해자모임, 독일 헤리티지 DLS 피해자모임, 신한은행 아름드리 대체투자펀드 피해자모임 등이 판매사를 성토하는 목소리를 냈다.  

 

▲ 한자리에 모인 사모펀드 투자 피해자들 (사진촬영=윤성균 기자)

이의환 디스커버리펀드 대책위 실장은 기자에게 “이날 사모펀드 피해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서로 자극도 됐고,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었다”며 “결국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구나, 판매과정이 엄정하게 관리되지 않고, 소비자 보호나 금융질서를 제대로 잡아나가는 데 아무런 관심이 없구나 하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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