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우리나라 외환시장 개입내역이 공개된 가운데 한국 외환당국이 작년 하반기 외환시장에서 약 1억9천만달러 달러화를 순매도했다. 당국은 이번 시장개입 내역 공개로 내달 공개될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29일 한은 홈페이지에 외환시장 안정조치 내역을 공개하면서 순거래금액이 -1억8천7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이는 외환 현물환시장에서 외환당국의 총매수액과 총매도액 차이인데, 이 기간 총매수액이 총매도액보다 1억8천700만달러 적었다.

다만, 총매수와 총매도액 자체와 세부 내역은 공표되지 않고 순거래액만 공개됐기 때문에 이 기간 실제 얼마나 개입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다만 어느 쪽으로, 얼마나 치우쳤는지는 보여준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 움직임은 크지 않았는데, 종가 기준 6월 말 1,114.5원에서 12월말 1,115.7원이었다.

월평균 환율은 6월 1,096.0원에서 10월 1,132.8원으로 상승했다가 12월에는 1,122.7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환율 하루 변동폭은 4.0원, 상반기 4.2원보다 작았고 전년 동기 3.8원보다는 컸다.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5월 17일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 발표에 따른 것이다.

이는 그간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등도 꾸준히 권고해온 사안으로, 외환당국도 불필요한 의심을 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공개하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환율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움직였고 아래위 쏠림현상도 줄어든 만큼 공개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외환당국이 쏠림현상 등으로 시장이 혼란이 생길 경우 시장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개입을 해왔고 규모도 크지 않았다. 이번에 공개된 숫자는 그런 점을 확인시켜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금년 상반기의 내역은 반기별로, 이후에는 분기별로 공개하는데,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감소시키기 위해 공개 시점은 해당 기간이 지난 3개월 이후로 했다.

올 상반기 내역은 9월 말에 공표될 예정이다.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로 내달 공개될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부담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달러 초과와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3% 초과 등 두 가지 요건으로 미 재무부의 관찰대상국에 오른 상황이다.

한국이 외환시장에서 한 방향 개입(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요건에 해당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작년 10월 보고서에서 2017년 11월과 2018년 1월 한국 외환당국이 원화 절상(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를 조절하려고 달러화 매수 개입 규모를 확대했다고 한국을 압박한 바 있다.

외환당국은 이번 공개로 한 방향 개입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드러났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작년 대미 무역흑자도 6년 만에 200억달러에 못 미쳤고,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중 GDP 대비 경상흑자만 남은 상태다. GDP 대비 경상흑자는 작년 4.7%였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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