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최문정 인턴기자]빙그레가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빙과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앞서 빙그레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해태제과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인수하는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 주, 인수 금액은 1400억 원이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해 법인은 그대로 두고 지분만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또한 흡수합병이 아닌 만큼 기업 운영은 기존 방식대로 따로 할 것이며 구체적인 인수 시기는 세부 사항 확정 후 결정될 예정이다.

기존 빙과 업계는 롯데제과(29%), 빙그레(27%), 롯데푸드(16%), 해태아이스크림(15%)의 4강 체제였다. 그러나 이번 인수로 빙그레는 실질적으로 총 42%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빙그레의 시장점유율은 약 27%로 2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인수 이후 합산 점유율이 40%를 상회하는 1위 업체로 도약 가능”할 것이라 예측했다.

빙과 업계 점유율 2위인 빙그레의 4위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발표에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빙그레는 전 거래일보다 3.44% 오른 5만 4200원에, 해태제과식품은 전일 대비 소폭 상승한 71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빙과 업계는 이번 인수가 해태아이스크림과 빙그레 각각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해태아이스크림의 모기업인 해태제과식품은 히트 상품인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고 아이스크림 부문의 적자가 누적돼 작년 6월 신용등급강등수순을 밟았다. 해태제과식품은 이번 해태아이스크림 매각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을 부채상환과 과자 공장 신규 설비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빙그레는 이번 인수로 국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빙그레의 빙과 부문과 해태아이스크림 간에 발생하는 중복비용을 줄여 생산·유통의 단계에서 단순한 인수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브라보콘 등 전 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를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사실이 보도된 뒤 최종 인수 이후 두 기업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빙그레는 앞서 ‘메로나’, ‘붕어싸만코’ 등의 자사 제품을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해태아이스크림 제품 중에도 해외 시장에서 유효할 제품 발굴에 나설 예정이라 밝혔다.

또한 MZ세대(1980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신조어)에게 맞춘 과감한 마케팅으로 화제가 됐던 빙그레의 전략이 해태아이스크림에도 적용될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관해 빙그레 관계자는 “최근 SNS 상에서 캐릭터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는 ‘빙그레우스’ 마케팅에 콜라보레이션 형태로 해태아이스크림 제품을 등장시키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빙그레]

 

스페셜경제 / 최문정 인턴기자 muun09@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