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먹여 살리는 간판 車…‘소비자, 고혈 빨아 마련’ 의구심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토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가 한국 판매량 견인모델 ES300h로 한국소비자의 고혈을 빠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때 ‘강남 쏘나타’로 불리며 인기몰이를 했던 렉서스 ES시리즈의 신형 ES300h은 출시 직전 ‘인증 논란’은 물론 출시 직후 각종 ‘결함 논란’이 잇따라 터지면서 이제는 한국소비자의 ‘배신감 폭발’을 견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출시 후 반년이 다 되가는 현 시점에서 렉서스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을까. 아쉽게도 상황은 정반대다. 당초 누수와 사운드 결함 수준이었던 렉서스 ES300h는 현재 렉서스 차주모임 블로그 등에서 ▲운전대 가죽주름 ▲운전석 시트 바닥주름 ▲뒷좌석 시트 바닥주름 ▲뒷좌석 스피커 소리 안들림 ▲조립 시 단차 ▲원가절감을 위한 저가부품 또는 누락 등의 문제지적을 받고 있다.

<스페셜경제>는 반년간 숙성된 렉서스 ES300h의 결함논란이 얼마나 발효 됐는지 뚜껑을 열어 보기로 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쳐

 

스피커·선루프·시트…성한 곳 없는 불량 차
신고100건 넘도록 소비자요청 모르쇠일관
출시 반년도 안 돼 상품성 개선모델 준비
천연가죽시트는 원래 들떠? 아무말대잔치

올 10월 출시된 7세대 렉서스 ES300h는 렉서스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지난 2012년 국내 출시 이레 렉서스 모델 판매량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인기 차종이다. 한 때 렉서스 ES시리즈는 강남에 가면 우리나라의 국민 세단 현대차 쏘나타만큼 많이 보인다는 의미로 ‘강남 쏘나타’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인기가 도리어 방만함의 계기가 됐는지 이번 ES300h는 한국에 상륙하기도 전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렉서스 코리아는 ES300h의 출시를 앞둔 작년 10월 최상위 트림(세부 모델)인 이그제큐티브가 전조등 문제로 국내인증을 받지 못해 사전계약 고객에게 출고 지연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한껏 체면을 구기다가 결국, 한 등급 밑의 트림으로 TV 광고와 카탈로그 등을 다시 제작하는 등 수모를 겪었다. 이그제큐티브 트림은 올해 1월 지연출시됐다.

▲시트 들뜸현상. 렉서스 네이버 커뮤니티 캡쳐
렉서스 ES300h 출시 2개월만에 결함 논란 봇물

더 큰 문제는 이렇듯 우여곡절 끝에 출시된 ES300h가 출고직후부터 다수의 소비자가 불량제품을 인도받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소비자불만은 렉서스 네이버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다 결국 출시 1개월만인 작년 11월 16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소비자를 호구로 보는 렉서스코리아 진상조사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게재되면서 논란이 본격화 된 바 있다.

▲운전대 주름 현상. 렉서스 네이버 커뮤니티 캡쳐
당시 해당 게시물에 링크 걸린 렉서스 네이버 커뮤니티에는 ES300h에 탑재된 파이오니아 오디오 밸런스가 맞지 않아 2열 승객이 스피커 소리를 듣는 것이 불가한 수준 인 것으로 지적됐다.

해당 차주가 렉서스코리아 측으로부터 받은 대답은 “프론트스피커와 리어스피커가 재생할 수 있는 영역대의 차이 때문”이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대답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차주는 선루프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있다며, 1.5L 페트병으로 실험한 결과 사진을 게시했다. 이 차주는 이후 호수로 물을 뿌리는 시험도 했으며 상당량의 누수가 있었음을 재차 게시물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렉서스 네이버 커뮤니티 캡쳐. 결함관련 게시물의 양이 상당해 별도의 카테고리로 운영되고 있다.
출시 후 반년간 해결되긴 커녕 도리어 늘어난 불량사건

25일 한국교통안전공단과 렉서스네이버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렉서스 ES300h의 ‘자동차결함 누적신고건수’는 113건에 달한다. 렉서스의 초기 불량신고 이후 꾸준히 증가해온 결과다. 렉서스가 ES300h 후 반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다.

청와대게시물에 링크됐던 렉서스네이버커뮤니티에는 현시점에도 선루프, 오디오 결함에 대한 호소는 물론 ‘시트 가죽 들뜸’과 ‘외장 이음새 단차’ 등에 대한 게시물이 상당수 게시됐다. 특히 선루프 누수 등은 공식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은 뒤에도 개선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장 단차. 렉서스 네이버 커뮤니티 캡쳐
렉서스는 지난달 20일이 돼서야 ES300h의 시트 가죽 들뜸 문제에 대한 개선품을 준비 중이라고 각 딜러사들에게 공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ES300h는 시트 외에도 많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 렉서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트 후열 들뜸 문제는 현재 서비스센터에서 교환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1열 시트 들뜸 문제, 운전대 가죽주름, 리어 스피커 불량, 외장 단차 문제 등 다른 결함문제에 대한 개선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말씀드릴 수 없는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다.

특히 리어 스피커 불량 문제와 관련해선 “(1,2열 스피커 밸런스 격차는) 영화관에서의 사운드시스템과 같이 의도된 설계”라며 결함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ES300h의 판매가격은 5710만~6640만원으로 최상위 트림인 이그제큐티브의 경우는 전작에 비해 가격이 280만원이나 올랐다. ES시리즈가 첫 출시된 2012년부터 7세대 출시 전까지 누적판매량만 3만대 이상에 달했으며, 각종 결함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현재에도 ES300h은 2019년 누적판매량 2,847대(3월 기준)를 기록, 수입차판매량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들로부터 사랑 받는 모델인 만큼 배려가 좀 더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