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아모레퍼시픽그룹이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 승계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모레G는 지난 10일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예정발행가액은 2만 8200원을 기준으로, 총 예상 유상증자 규모는 2000억원 수준이다. 신주 발생 주식수는 우선주 709만 2200주로 20%는 우리사주에 우선 배당되고, 나머지 80%는 주주배정한 후 실권주는 일반 공모한다.

이렇게 확보된 2000억원 가운데 1600억원은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취득하는데 사용되고, 나머지 400억원은 오설록 출자금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G 측은 “기업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증권가에서는 경영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서경배 회장이 신형우선주를 장녀인 서민정(28)씨에게 증여할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고 신형우선주 주식을 서민정씨가 상장 이후에 장내 매입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면서 “서씨는 우선주를 매입한 뒤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배당과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유상증자에 대해서 “목적은 경영권 승계”라며 “10년 뒤 보통주 전환이 핵심이다. 신주인수권을 양도할 수 있게 설정했는데, 만약 서경배 회장이 가진 신주인수권을 서씨에게 전량 양도한다며 서씨는 3.4%의 아모레G 지분을 추가 보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도 아모레퍼시픽은 전환우선주를 통해서 장녀인 서씨의 지분을 늘린 바 있다. 지난 2006년에도 아모레퍼시픽인 지주사전환 과정에서 아모레G2우B를 발행해 서씨에게 증여했다. 해당 우선주는 지난 2016년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서씨는 아모레G 지분을 2.93% 보유하면서 2대 주주로 올랐다.

또한 서씨는 지분 증여를 통해서 계열사인 ▲에뛰드(19.5%) ▲에스쁘아(19.52%) ▲이니스프리(18.18%) 등의 2대 주주로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 결정이 서씨가 회사 복귀를 한 지 열흘 만에 단행됐다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발판 마련’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서씨는 최근 중국 유학을 마치고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복귀, 본사 뷰티 영업 유닛으로 합류했다. 직급은 프로페셔널로 일반 회사 과장급에 해당한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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