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KT가 설 연휴 전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현모 차기 회장이 KT 내부 사장에 정통한 만큼 CEO 선임 일정으로 어수선해졌던 분위기를 쇄신하고 3월 정기 주주총회 후 그룹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연착륙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9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마무리하고 당사자에게 결과를 통보했다. KT는 통상적으로 인사를 앞두고 직원평가를 항상 실시해왔다. 때문에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설 연휴 전까지는 인사가 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 사장은 조직 개편을 앞두고 직급별 임직원 면담을 실시하면서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창규 KT 회장 역시 최근 임원 회의에서 앞으로 경영은 구 사장이 총괄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황 회장의 지시가 있다고 해도, 아직 구 사장이 주주총회를 통해서 선임된 것은 아니기에 인사를 내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황 회장이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비행기에 오르는 17일께가 유력한 인사 발표 날짜로 꼽히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구현모 사장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첫 행보다.

따라서 KT내부에서는 이석채, 황창규 회장을 거치면서 늘어난 임원수에 변동이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는 이석채 회장 취임 당시 68명이었던 임원 수가 지난해 기준 117명으로 1.7배나 증가했다. 더욱이 KT는 구 사장부터 사장제로 되돌아간다. 그만큼 앞으로는 조직을 보다 실용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임원의 수를 차근차근 줄여나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와함께 누가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자리에 오를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문은 유‧무선 통신 판매와 IPTV(인터넷TV)를 담당하고 있어 KT 조직 내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부다. 구 사장과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던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사업플랫폼 부문장, 박윤영 부사장 등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사장단은 1964년생인 구현모 사장보다 연장자로 구 사장이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젊은 임원들을 중용하고나 할 경우 물갈이 될 수도 있다.

KT 내부 조직개편은 최소한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개편 방향도 사업 현안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지난해 10월 'AI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한 바 있다.

다만 취임 첫해인 만큼 임원 인사의 급격한 변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무리수를 두기 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면서 5G, 인공지능(AI) 등 그룹 내 사업 현안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 임원 인사 이후에는 이사회도 물갈이가 예정돼 있다.

KT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사내이사인 황창규 회장과 이동면 사장, 김인회 사장을 비롯해 7명의 임기는 오는 3월 주총까지다.

구 사장은 정관에 따라 사내이사 2인을 추천할 수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