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보기가 어렵다.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라는 전략으로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체 신제품 스낵 중 순수 신제품 비중은 지난 2016년 38%에서 지난해 25%까지 낮아졌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출시 당시 품절대란을 일으켰던 허니버터칩과 2017년 꼬북칩 이후 신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식품업체들은 신제품으로 모험을 택하기 보다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 재품을 재출시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특성상 익숙한 브랜드에 소비자들이 이끌리는 관성구매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이는 제조사별로 출시 10년이 넘은 장수 상품이 여전히 판매 상위권을 점유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획부터 인력, 생산라인 구축 등까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출시 이후 안정적인 시장 정착을 위해서는 많은 변수가 있고 성공을 확신하기 어렵다.

때문에 많은 부담을 안고 신제품을 내놓기 보다는 안정적인 수익확보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식품업계가 이같은 행보를 이어가는 데는 SNS의 역할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팔도는 네티즌들이 팔도비빔면을 ‘괄도네넴띤’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착안해, 기존 팔도비빔면에 매운맛을 강화한 괄고네넴띤을 출시해 품절사태까지 일으킨 바 있다.

농심도 1990년대 단종된 ‘해피라면’을 30여년 만에 재출시했다. 봉지 디자인도 출시 당시 모습을 그대로 적용했다.

그러는가 하면 SNS를 중심으로 ‘추억의 과자’가 화제를 모으자, 오리온은 단종됐던 ‘태양의 맛 썬’과 ‘치킨팝’을 각각 재출시했다.

치킨팝과 태양의 맛 썬은 경기도 이천공장 화재로 생산이 중단되기 전까지, 각각 매월 10억원,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효자 상품 중 하나였다.

삼양식품도 1972년 출시 후 현재까지 판매 중인 ‘별뽀빠이’를 포장패키지만 변화해 재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출시 47주년을 기념해 초창기 삼양식품 로고와 서체를 그대로 적용하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공적으로 신제품을 런칭했다고 해도 몇 달 후면 비슷한 제품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며 “옛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재출시하는 것이 고객에게 다가가기 더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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