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여신금융협회 발표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과 건수는 각각 228조4000억원과 56억5000만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5.4%(216억6000억원), 0.3%(56억4000만건) 올랐다. 

 

[스페셜경제=이정화 기자]카드사 주수입원이 '수수료'인 시대는 지났다. 꾸준히 인하되는 가맹점 수수료와 현금서비스 이자율 하락 등으로 더이상 카드결제액이나 결제건수 증가가 이익을 담보해주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소비지출이 차츰 회복돼 올 3분기 카드 실적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카드사들은 맘 편히 웃지 못하는 실정이다.


6일 여신금융협회 발표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과 건수는 각각 228조4000억원과 56억5000만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5.4%(216억6000억원), 0.3%(56억4000만건) 올랐다. 올 1분기와 2분기 승인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 3.9% 증가한 것에 이어 안정적인 회복세다.

월별로 살펴보면 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7월 6.0% ▲8월 3.7% ▲9월 6.6%을 기록해 코로나 재확산 시기인 8월을 제외하고 크게 늘었다.

업계는 소비지출 회복세와 비대면·온라인 쇼핑 증가가 카드승인액 증가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단 △백화점 등 오프라인 소매 관련 업종 △운수업 숙박업 등 이동 여행 관련 업종 △음식점 영화관 등 외부활동과 관련성이 높은 업종의 매출은 꾸준히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지출 회복세가 대체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며 "비대면 구매와 가전제품 등 실내활동 관련한 매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자동차 판매량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프라인 중심 업종의 매출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업종과 외식업 등 외부 이동을 필요로 하는 업종에서 매출 감소가 지속돼 어려운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 승인실적 추이(자료=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3분기 개인카드 승인금액은 188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8조7000억원)보다 5.3% 늘었다. 승인건수는 53억2000만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인카드 승인금액은 40조4000억원으로 1년 전(38조1000억원)보다 5.9% 늘었고, 승인건수는 3억4000만건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0.6% 감소했다.

업계는 카드 실적의 상승이 이익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소액의 상품이라도 현금 보다 카드로 결제하는 경향이 짙은 요즘 소액 결제 건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카드사에게 주어지는 수수료는 굉장히 적어 이익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소액다건(소수 금액의 결제 건수가 많은 경우)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수수료가 주수입이긴 하지만 이익을 창출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안되는 현실이다. 카드사들은 올해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수익방어에 힘 쓰고 있다. 이마저도 결국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서비스 및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지 못해 저축된 비용이라 긍정적인 수익이라 해석하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카드사가 원체 들여야 하는 비용을 줄여 이익을 내는 상황에서 실적 증가는 수익 방어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카드사들은 오프라인 서비스 및 마케팅을 위해 배정한 비용을 비대면 채널인 온라인으로 옮기는 추세다. 온라인은 마케팅 비용 부담이 비교적 덜해 저비용 고효율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액 증가도 마찬가지다. 매년 물가가 상승하고 서비스나 물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자연스럽게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며 "결제 건수는 오프라인 보단 온라인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전통시장이나 마트를 찾던 고객이 마켓컬리나 배송업체를 이용하는 등 외식과 쇼핑 소비 패턴이 점차 온라인으로 변화되고 있어 남은 4분기에도 온라인 결제 실적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이 공개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9.1% 증가한 1조2979억원으로 집계됐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줄어든 수수료 이익을 상쇄 하기 위해 자동차 금융, 업무 디지털화, 마케팅 비용 절감 등 신사업 발굴 및 수익 다변화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본업으로만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신판 건수(일시불/할부)가 오른다 해도 수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다. 카드사는 전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한다. 조달금리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수반되고, 기본 프로세싱을 운영하기 위한 비용과 고객에게 제공하는 할인 및 포인트 서비스 비용도 그렇다. 가맹점 수수료의 꾸준한 인하도 더딘 이익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여러 영역에 뛰어들 것이고 다양한 신사업을 영위하는 기조로 흘러갈 것"이라며 "코로나는 끝나지 않았고 종식도 예측할 수 없다. 언택트나 비대면 중심으로 변화된 환경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4분기에도 온라인 소비 흐름을 지속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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