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손보사, 보험료 인상요율 검증 미신청
코로나19로 손해율↓"인상 명목 사라져"

▲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1개 손보사 중에서 보험개발원에 보험료 인상을 위한 요율 검증 신청을 한 회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셜경제=이정화 기자]내년 자동차보험료가 동결될 전망이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운행량이 줄어들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일시적 효과일 뿐 여전히 적정손해율 이하를 웃돌고 있어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1개 손보사 중에서 보험개발원에 보험료 인상을 위한 요율 검증 신청을 한 회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손보사들은 연말 대목에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위해 인상요율 검증을 맡기고, 이를 기반으로 보험개발원이 인상폭을 결정한다.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손보업계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손해율 개선 및 보험료 인상 효과 등 반사이익을 누린 바 있다. 보험료 인상을 요구할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9%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5%p 떨어진 수치를 기록했다.

주요 5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의 올 10월 자동차보험 가마감 손해율은 84.0~86.3%다. 지난해 동기(96.9~98.9%) 보다 개선된 수치다.

자동차보험료 손해율은 지난 2018년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말에는 105.9%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3월 79.2%까지 내려갔다. 올 8월부터 지금까지 85%대를 유지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맛 봤지만, 여전히 예정손해율을 상회하고 있어 명백한 호재는 아니란 설명이다. 업계는 자동차보험이 적자를 내지 않은 적정손해율(예정손해율)을 77~78%로 보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최악의 손해율을 기록해 의례적으로 보험료를 두번 인상한 바 있다. 올해도 초반에 보험료를 3.5%정도 올렸다"며 "손해율이 회복되고는 있으나 기저효과와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된다. 말 그대로 손해를 덜보는 것일 뿐 이익을 얻은 건 아니다"고 밝혔다.

일부 손보사들은 이처럼 손해율 개선이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는 이유로 자동차보험료를 소폭 인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득 아닌 손실이 지속되면서 보험금 누수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금융당국이 최근 휴차료를 5~10%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보험료 인상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아 명목으로 내세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휴차료는 택시 등 영업·업무용 차량이 파손돼 사용할 수 없을 때 지급하는 보험금이다. 휴차료 개선 방안은 내년부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적용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적자폭 개선을 위한 보험료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올해 실적만 놓고 보면 대다수 보험사가 좋은 성적을 기록해 보험료 인상을 요구하기 멋쩍어졌다.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시적 결과가 판단의 지표가 돼버린 셈"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매년 겨울철마다 폭설과 한파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사고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어 4분기에 손해율이 도로 폭증할 수 있다"며 "보험사들은 보험 상품을 많이 판매해도 손해율에서 매년 적자를 본다. 보험료 등으로 인한 누수 영역이 잘 정리되고 대체부품 사용 활성화, 대인배상제도 개선방안 등 보험금 누수 차단을 위한 제도가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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