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제공=산업은행)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HDC현대산업이 주장한 ‘계약체결 이후 확인되고 발생한 상황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17일 산업은행은 설명자료를 통해 현산 측이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하면서 제시한 근거들에 대해 반박했다.

당시 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로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 ▲외부감사인이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부적정 의견 표명 ▲현산 측 동의없이 1조7000억원 차입승인 ▲인수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공식적 자료 제공받지 못함 등을 들었다.

우선 부채 증가에 대해 산은은 “리스부채 및 정비충당부채 관련 회계기준 변경이 주된 원인이며, 금액은 다소 과대하게 산정됐다”고 지적했다.

산은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2조8000억원 증가한 것은 현금흐름과는 무관한 리스부채와 정비충당부채 등 장부상 부채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또 업황부진에 따른 차입금 4000억원 증가도 포함됐다.

현산측이 채권단의 한도승인 1조7000억원 지원을 전액 부채 증가로 산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한도성 여신으로 지난달 말 기준 지원액은 5000억원으로, 타 부채상환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차입금이 순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산은은 “이러한 상황은 아시아나항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일관계 악화, 미중 무역분쟁, 환율 영향,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항공업계 전반에 미친 영업부진과 결산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이라고 말했다.

외부감사인의 부적정의견도 재무제표의 신뢰성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평가 결과 리스 회계기준 및 정비비용 관련 통제활동 설정 미비를 이유로 부적정 의견을 표명해, 관련 수정사항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도록 했다.

산은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부적정 의견 표명은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라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은 적정으로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성은 문제 없다”고 반박했다.

현산 측 동의 없이 차입 승인이 이뤄진 것과 관련해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측에서 사전에 충분히 설명했지만, 현산이 부동의해 부득이 동의 없이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22일 채권단의 긴급자금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을 이사회를 통해 승인한 바 있다.

산은은 “이번 지원이 코로나19로 인해 계속기업 유지를 위한 채권단의 필수조치임에도 불구하고, 현산 측은 인수확정에 대한 의사표명을 하지 않으면서도 부채증가 우려와 자료부족 및 채권단 영구채의 주식전환시 경영권 지분의 변동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의 사유로 부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산은은 신뢰할 수 있는 공식적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현산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산은은 “그간 아시아나항공은 현산 측 요청사항에 대해 수차례의 공문 및 관련 자료를 통해 답변하고,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하고 있는 인수단 앞으로 수시로 정보제공 했다”며 “인수인이 요청하는 경우 성실히 자료를 제공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제일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이며, 시장상황이 바뀌어도 서로 믿고 협의하면 많은 협의와 조정을 할 수 있다”며 “우리는 현산을 아직까지 신뢰하고, 현산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산업은행)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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