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올해 3분기 국내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5분기 만에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유통업 경기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전망 ‘비관론’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전분기 대비 2포인트 증가한 93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기준치(100)를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준치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그러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지난 2015년 2분기 이후 한번도 기준치를 넘기지 못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소매시장 자체는 성장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망치가 4년 넘도록 기준치를 넘지 못하는 이유는 경기 사이클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 채널로 유통되는 소매품목이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거래량도 늘고 있는 반면,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유통기업들이 경영환경 악화, 실적감소를 겼으면서 큰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유통시장의 구조 자체가 바뀌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기업을 강자로만 보고 시장을 규제하는 정책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업태별 RBSI는 온라인쇼핑, 홈쇼핑 등 무점포소매 판매(103)가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었다.

온라인쇼핑은 지난 4년간 연평균 3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향후 모바일 쇼핑활성화·1인 가구 증가 등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형마트(94) 편의점(87), 백화점(86), 슈퍼마켓(84)은 부정적 전망이 더 많았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휴가철, 추석, 야외활동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각각 경기전망이 전분기 대비 2포인트, 10포인트씩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편의점의 경우 근접거리 출점 제한을 체감하기 어렵고 최저임금에 대한 부담이 높아 전망치가 100 이하에 머무른 것으로 보인다.

슈퍼마켓은 온라인 유통가와 최저가 경쟁이 지속되고, 주요 온라인몰이 신선식품까지 판매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다음 분기도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백화점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패션잡화와 식품 부문이 부진하면서 업태별 집계에서 유일하게 전분기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류·패션·잡화가 부진하고, 식품 부문의 성장세도 둔화됐기 때문이다.

소매유통업계의 3분기 수익성은 ‘악화될 것’(29.7%)이라는 전망이 ‘호전될 것’(15.7%)이라는 전망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온라인쇼핑 침투가 빠르게 일어나는 대형마트(39.7%), 슈퍼마켓(39.7%)에서 높았고 백화점, 편의점, 무점포소매는 변화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대한상의 강석구 산업정책팀장은 “소매유통 경기전망이 소폭이나마 반등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향후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는 업태가 온라인에만 그친다는 점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소매유통의 부정적 전망이 장기화되는데 구조적 영향이 큰 만큼 유통산업 발전과 소비 진작을 위해서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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