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기업은행 특수성 감안…100% 자율배상하라”
기업은행 “검사결과 발표가 우선…응분의 책임 질 것”

▲ 2일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이날 오전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확성기 소음투쟁’을 이어갔다. (사진제공=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IBK기업은행이 환매가 중단된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지만, 전액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피해자들과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투자피해자들은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확성기 소음 투쟁’에 나서는 등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기업은행 측은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일 오전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확성기 소음투쟁’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소음투쟁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수립한 소규모 집회투쟁 방식”이라며 “음향장비를 동원해 피해자 입장에서는 항의 호소 형식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소음처럼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투자피해자들은 확성기를 통해 “국민에게 안전하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불량사기상품을 불완전판매한 것은 철저한 내부통제 부실에 의한 직무유기이다”라며 피해를 주장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투쟁은 피해 원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무기한 진행할 예정이며, 금감원과 IBK투자증권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사모펀드 공대위와 협력해 각 디스커버리 금융사까지 퍼지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진행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디스커버리펀드 판매와 관련해 “금감원 검사가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은행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응분의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주요 판매사인 기업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했지만, 검사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배상비율은 은행이 자의적으로 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감독기관에서 결정을 내려주면 거기에 따라 잘 검토해서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의환 대책위 상황실장은 “전제조건이 금감원 검사 결과가 나오면 책임 지겠다는 것”이라면서 “그건 당연히 해야하는 것으로 하나마나인 얘기다”라고 일축했다.

이 실장은 “금감원의 배상비율만큼 책임지겠다는 것은 기업은행의 깎인 신뢰도 금감원의 배상비율만큼만 회복하겠다는 것이냐”라면서 “공기업으로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잘못을 인정하고 제대로 배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대책위는 디스커버리펀드의 경우 증소기업의 피해규모가 컸다며, 이는 기업은행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 지적했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그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밀착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했고,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에 있어서도 중소기업 등 법인의 피해가 컷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대책위가 제공한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피해 현황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등 법인의 피해 규모는 전체 피해액에서 29.6%를 차지한다. 법인 투자자 비중은 19.7%에 이른다.

앞서 대규모 손실을 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법인 피해 규모 비중이 17.4% 수준인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 디스커버리펀드와 DLF펀드 피해 현황 자료 (자료제공=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

대책위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기업을 살리겠다면서 결국 디스커버리펀드를 통해 기업에게 어려움을 더 해주고 말았다”며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반영한 직접 자율배상 100%가 적용되는 투쟁을 끝까지 벌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날부터 나흘간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확성기 소음투쟁을 실시하고, 오는 6일에는 금감원과 IBK투자증권 앞으로 집회 장소를 옮겨가며 기업은행의 자율배상을 촉구할 계획이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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