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최근 연말과 함께 기업들의 정기인사가 단행되면서 오너3‧4세들의 경영활동이 더 본격화되고 있다. 자신의 체제를 더 확고하게 위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거나 혹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승진을 하는 등의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파격적인 인사’로 눈길 끄는 곳?

파격적인 정기인사로 인해서 관심을 모으는 곳이 있다. 바로 정용진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신세계그룹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2분시 실적이 적자를 기록하자 정기인사를 지난해보다 한 달 가량 빠르게 시작했다. 이번 인사는 정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6년 동안이나 이마트 대표이사 자리를 지켜왔던 이갑수 대표가 물러나고, 강희석 대표가 이마트 수장을 맡게 됐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젊은 트렌드’를 맞춰가기 위해서 6년 동안 이마트를 이끌어온 이갑수 대표를 대신해 새로운 피를 수혈한 것이라고 봤다. 더욱이 강희석 대표 영입은 이마트 창사 이례 처음 있었던 일이었던 만큼 대단히 파격적인 행보였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2015년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과 분리경영 체제에 들어간 이후 자신만의 사업을 이끌어나가는데 박차를 가해왔다. 지금 신세계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노브랜드와 복합쇼핑몰이 스타필드도 그 중에 하나다. 재계에서는 내년 신세계그룹의 실적에 따라서 정 부회장의 행보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명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로 인해서 한 차례 곤혹을 겪었던 한진그룹 역시 인사로 인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부터 KCGI의 경영권 위협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올 4월 조양호 전 회장이 미국에서 폐질환으로 타개하면서,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총수자리를 이어받았다.

당시 한진그룹은 KCGI 뿐만 아니라 오너일가를 둘러싼 각종 잡음으로 인해서 안팎으로 상황이 좋지 않을 때였다. 또 조원태 회장이 총수자리를 이어받고 난 후, 그룹 밖에서는 동생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문와의 경영권 분쟁설 마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하고 난 후, 올해 하반기부터 경영행보에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은 필요할 경우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하는 등 업황 부진으로 인해 위기에 놓인 대한항공의 체질개선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조 회장은 지난달 말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일환으로 이번 인사에서 1940년대생 임원들은 물러나고 1960년대생 임원들이 대거 선임됐다. 아울러 조 전 회장의 복심이었던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조원태 체제’를 더 확고히하고 있다.

‘승계 움직임’ 보이고 있는 GS‧한화

4세 경영 승계 이이야기가 솔솔 불거지고 있는 곳 중에 하나가 바로 GS그룹이다. 지난 3일 허창수 GS그룹 회장(71)은 임기를 2년 앞두고 전격적인 용퇴를 발표했다. 따라서 허 회장의 막내 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62)이 차기 회장으로 GS그룹을 이끌어 나가게 됐다.

이와 함께 GS그룹은 2020년 임원인사에서 허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는 입사 14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허 사장은 GS건설의 신사업부문 대표 겸 사업관리실장을 맡게 됐다.

여기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허 사장은 그룹 오너 4세 가운데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그룹 창업주인 허만정 회장 직계 장손인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과 함께 차기 총수 후보중에 한 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허 창수 회장 사임과 함께 이뤄진 허 사장의 승계인만큼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또한 앞으로 4세 총수 자리를 둘러싼 경쟁 역시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의 승진 역시도 ‘경영권 승계’를 염두한 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화의 경우는 김 회장의 체제가 유지되면서 장기적으로는 3남 체제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인 방산·태양광 부문은 김 부사장이 맡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승진인사가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맡을 것으로 보이며, 건설‧유통 부문은 삼남인 김동선씨가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동원 상무는 한화생명을 비롯한 금융계열사의 핀테크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올해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등 글로벌 행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도 있다. 다만, 김동선씨의 경우에는 현재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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