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기후전문 변호사는 산업은행의 해외석탄사업 투자를 “5G 시대에 2G폰을 만드는 일”로 빗댔다.

16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이 최근 5년간 국내외 화력발전에 투자한 내역이 총 1조원이 넘는다”며 “지난 7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와 화력발전소에 4740억원을 대출 형식으로 투자했다. 사업성이 있다고 보느냐”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에게 물었다.

이 회장은 “객관적인 평가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하자, 민 의원은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두차례에 걸친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적자를 예상했다. KDI의 전문성을 불신하는가?”하고 되물었다.

이 회장은 “나름대로 이쪽(산업은행)에서 전문가들이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판단에 따랐다”며 앞선 답변을 반복했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세계 주요 투자자들의 의견을 다르다며,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과 싱가포르 DBS, OCBC은행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를 철회했다는 예시를 들어 사업성이 있다는 산업은행의 판단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이 회장이 “실무진에 의하면 투자금을 회수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하자 민 의원은 “자꾸 실무진에 의하면 이라고 애매하게 말하는데 최종 결정권자는 이 회장이 아니냐?”며 비꼬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는 김주진 기후전문 변호사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민 의원과 김주진 변호사에 따르면, 공적 금융기관을 통해 해외석탄사업에 투자하는 나라는 한국, 중국, 일본이 주요 투자국으로 꼽힌다. 한국은 공적투자기관을 토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해외석탄사업에 총 11조600억원을 투자했는데, 한국이 매년 세계 2~3위 투자국으로 꼽히고 있다.

민 의원은 “국제사회에서 석탄화력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투자하면 국가신용도나 국가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김주진 변호사는 “우리 외교관들, 경제일든이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쌓은 좋은 이미지를 망치는 것 같다”며 “이미지 실추로 인한 경제적 대가가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탄화력의 투자현실은 2010년이 100이었다면 지금은 10~20 밖에 안된다”며 “올레드 티비와 5G폰이 있는 시기에 노키아폰, 브라운관 티비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해외석탄사업 투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이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탈석탄 방향에 대해서는 100% 동의한다”면서도 “석탄 관련 기업의 생존 문제도 있으니 일정기간의 경과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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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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