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정민혁 기자] 라임자산운용이 회계법인의 실사가 진행 중인 펀드에 대해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계획을 밝히자 판매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급에 따라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게 되면 자산 가치가 감소하게 되지만 그에 따른 손실률을 산출할 수 있게 된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5일 “현재 상황의 심각성 및 투자 자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번 실사보고서의 내용을 기준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상황을 감안해 자산별 평가가격을 조정한 후 기준가격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기준가 반영이 최종 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평가 이후 각 자산별 실제 회수상황 등에 따라 기준가격이 변동된다”며 “투자자산의 회수금액을 최대화 하기 위해 지난해 11월27일 법무법인과 자산관리용역을 체결해 자산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라임이 제시한 자산별 평가가격 조정 및 기준가격 반영은 회계상 손실인 상각을 의미한다. 삼일회계법인은 3개 펀드의 자산에 대해 A·B·C 등급으로 매기게 되며 이를테면 A등급은 회수 확실, B등급은 회수 불명확, C등급은 회수 어려움 등으로 나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판매사들은 회계법인이 책정한 자산 평가를 100%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같은 라임자산운용의 ‘즉시 상각’ 입장에 반발하고 있다. 먼 단시간 내에 실시한 실사인 만큼 90여개에 달하는 기초자산을 모두 신뢰성 있게 평가하기 어려웠으리란 주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어느 자산에 투자를 했는지부터 정확히 들여다보자는 공통된 의견을 갖고 있지만 고객의 손실을 어떤 비율로, 어떻게 메워줄 것인지에 대한 논의 등이 더 필요해 시간적 여유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아무리 삼일회계법인이 평가를 하더라도 정확하게 가치평가를 할 수 있겠느냐"면서 "금감원이 즉시 상각 방안을 제시한 것을 두고 강제성을 느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판매사 관계자는 “실사 기간이 짧아 정확한 평가인지 알기 힘든 상황에서 판매사는 최대한 자산을 회수하는 게 먼저”라며 “최대한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주고 싶은 게 저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상각은 라임이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하루 빨리 손실률을 확정 짓고 투자자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수개월째 환매 재개를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들은 상각과 손실률 확정을 통해 추가적인 대응 등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확인해야 판매사들도 고객들에게 고지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대응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가 상각을 늦추자는 것은 ‘시간 끌기’로 보여진다”며 “손실률이 확정되면 불완전 판매 이슈 등이 언급될 수 있어 반발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스페셜경제 / 정민혁 기자 jmh899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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