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와 신한생명이 최근 AI를 이용해 소셜미디어 내 보험사기를 적발하거나 예방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스페셜경제=이정화 기자]"ㄷㅋ구합니다", "급전 필요하신분 고액 일당 보장", "보험금 타는 쉬운 방법이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 퍼지고 있는 보험사기 모집공고다. 'ㄷㅋ(뒷쿵)'은 고의 접촉 사고를 말한다. 요즘 구인광고를 가장해 불특정 다수를 끌어들여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일명 '뒷쿵 사기단'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기 공모자 모집과 브로커가 개입된 실손의료보험금 허위청구 등 디지털 환경 내 보험사기 수법이 지능화·조직화되는 시대에 보험사들이 AI를 무기로 피해 예방에 뛰어들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와 신한생명이 최근 AI를 이용해 소셜미디어 내 보험사기를 적발하거나 예방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KB손보는 지난 27일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보험사기 예방을 위해 AI 기반 외부 데이터 분석 플랫폼 ‘SMA(Social Media Analytics)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시스템은 △포털 △블로그 △뉴스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디지털 환경의 데이터와 △병원 △질병명 △치료법 등 외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험사기 의심 문서 탐지 프로세스를 통해 위험도를 점수화한다.

보험사기 최신 트랜드 및 패턴을 예측하고, 이상 징후를 탐지해 결과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SNS와 온라인을 아우르는 디지털 환경 내의 보험사기 가담자 및 실손보험 제도를 악용하려는 일부 병원에 대한 보험사기 이상 징후 파악이 용이해 효과적인 예방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대표적인 보험사기는 뒷쿵 공모다. 나날이 신종 사기 트랜드가 생겨나고 있어 보험사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이뤄지는 불법 공모 모집 사례를 탐지해 사기성이 농후하다고 판단되면 관리당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활용하는 만큼 이상 징후를 빠르게 발견하고 소비자 피해도 신속히 사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온라인, 소셜미디어, SNS 상 보험사기는 불특정 다수에게 퍼지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AI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기 예방 시스템이 다양하게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신한생명은 지난 26일 키워드로 보험사기를 감지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보험사기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AI를 이용해 온라인과 SNS상 보험사기를 적발하는 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인 보험사는 신한생명이다. 손보업계에는 KB손해보험이 유일한 상황이다. 언택트 중심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환경 내 보험사기가 지능화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대응책 역시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온라인과 SNS 등에서 보험사기 공모자를 모집하거나 실손보험금 허위 청구등 신종 사기 사례가 증가하자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이나 사회경험이 낮은 청소년 등이 자신도 모르게 보험사기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험사기를 조장하는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과 기획조사를 더욱 강화해달라고 업계에 당부한 바 있다.

통계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최근 5년간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연도별로 적발금액은 ▲2015년 6548억원 ▲2016년 7185억원 ▲2017년 7302억원 ▲2018년 7962억원 ▲2019년 8809억원을 기록했다.

갈수록 보험사기 수법이 지능화·조직화하면서 디지털 환경 내 보험사기 사례도 함께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갈수록 고차원적으로 지능화되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생하는 보험사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SNS는 전 연령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보험 사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청소년이 고의 사고 공모에 가담하는 사례도 나타나기 때문에 보다 강력하게 관리해야 하는 영역이다"고 전했다.

이어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광고를 보거나 사고 등을 겪었다면 즉각 보험사에 연락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신한생명, KB손해보험)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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