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의 시행으로 인해 실적 호전에 기대를 걸었던 정유업계가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계속 떨어지며 곤혹을 치루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2019년 12월 평균 배럴당 –0.1달러로 집계됐다. 이처럼 정제마진이 월 평균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1년 6월 이후 18년 만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9월 정제마진은 7.7달러를 나타냈고 10월 4.1달러, 11월 0.7달러에서 12월엔 마침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수치로 실질적인 수익성 지표로 통한다.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통상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당초 시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는 업계에 반사이익, 하반기 정제마진 개선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규제의 수혜 효과가 늦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IMO 2020은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하는 규제로, 국내 정유사들은 저유황유 수요가 급증할 것을 대비해왔다.

정제마진이 급락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정유제품 수요 감소와 규제시행으로 인한 벙커C유 가격의 급락이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파라자일렌(PX) 등 석유화학제품의 시황 악화도 정유사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PX는 합성섬유의 중간 원료로 사용되며, 국내 정유사 화학사업의 필수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4분기 PX 평균 가격은 톤당 802달러로 1분기 톤당 1074달러 대비 약 25% 감소했다. PX 스프레드는 톤당 252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톤당 576달러)에 비해 절반이상 쪼그라들었다.

 

이에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은 2049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분기와 비교하면 35%이상 감소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의 급격한 반등은 어렵겠지만 올 상반기 내 미·중 갈등 완화에 따른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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