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달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산업 전 범위에 걸쳐 타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되면서 항공업계와 여행업계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6∼30일 보름간 인천공항을 이용해 일본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총 46만7249명이다. 전월 같은 기간(6월16∼30일) 53만9660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7만2411명(13.4%) 감소했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성수기를 맞아 매출상승의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었으나 장기화되는 양국의 갈등으로 인해 뜻밖의 악재를 맞게 됐다.

휴가철 대표 여행지로 꼽혔던 일본 여행 예약은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래로 80%까지 감소했다.

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외여행객 유치 1·2위 업체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일본 여행 신규 예약자 수는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본격화된 지날달에만 전년 동기 대비 70~80% 급감했다.

신규 예약자가 줄어드는 동안 일본 여행 취소건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노랑풍선은 지난달 일본 여행 예약 취소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투어도 패키지 예약에 한해 일본 여행 취소 건수가 2배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일본 여행 자제의 움직임은 여행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면서 여행사들은 인원조정 등 구조조정까지 검토하고 있다.

최근 KRT 여행사는 15명으로 운영되던 일본 전담부서를 5명으로 줄이고, 나머지 10명을 동남아 등 다른 부서로 전환 배치했다.

KRT는 일본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직원들을 다시 원상 복귀시킬 방침이지만 장기화에 대비해 전환 배치에 따른 교육도 하고 있다.

노랑풍선 등도 일본 여행 수요 급감에 따른 전환 배치나 인원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현지 여행사(랜드사)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들은 여행업체를 대신해 현지 숙소·식당을 예약하고 스케줄을 짜는 역할을 하는데, 여행객이 줄다보니 해야 할 일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수요급감 인해 규모가 작은 현지 여행사 직원들은 무급 휴가나 휴직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항공업계도 일본 노선에 투입 항공기를 소형기로 전환해 좌석 공급을 줄이거나 노선 운항 자체를 중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달이 지난 시점에도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더욱 거세지면서 업계에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이로 인해 특히 작은 규모의 사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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