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투톱체제’에 대한 당 내부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계파를 가리지 않고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는 것을 두고 이제 막 취임 4개월 차에 접어든 황 대표와 7개월 차인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미 리얼미터 등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발표하는 정당 지지율 조사결과를 두고 지난 3월 하순부터 2·27한국당 전당대회로 인한 컨벤션 효과가 종료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차명진 전 의원이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세월호 유족들로부터 총 4억1천만 원의 손해배상소송이 제기됐음을 알리면서 “30년간 몸 담아온 당에서도 쫓겨났다”며 “내가 몸 던져 보호하려 했던 사람조차 나를 적들의 아가리에 내던졌다”고 당 지도부에 대한 원망을 토로했다.

그는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 죽음에 세간 동병상련을 회 쳐 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말해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당원권 3개월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이에 차 전 의원의 선배 정치인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황 대표가 의원들의 막말 자제를 주문하고 책임을 강조하는 등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과 관련해 “야당은 입이 무기, 여당은 돈이 무기인데 야당 대표가 입단속에 열중이고 여당 대표는 추경으로 돈풀기에 열중이면 내년 총선결과가 어떻겠느냐”고 비판했다.

여기에 김진태 의원도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좌파와 싸우려면 온 몸을 던져도 모자랄 판에 말 한마디 하려 할 때마다 징계를 걱정하면 싸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황 대표가 보수우익의 구심점 역할을 했어야 했다”며 “보수우익의 가치나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종명 의원과 함께 지난 2월 ‘5·18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공동으로 주최하며 당 윤리위원회에서 ‘경고’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보다 앞선 지난 8일에는 친박 중에서도 진박계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이 ‘보수연합’이라는 명목으로 대한애국당으로 갈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사실상의 탈당 선언인 셈이다.

홍 의원은 8일 서울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이제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며 “저도 참을 만큼 참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홍 의원의 탈당선언을 한국당 내부에서 본격적인 총선 준비를 위한 작업에 들어가며 ‘친박 공천학살’ 등 물갈이 가능성이 제기되자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까지 지낸 황 대표라 해도 친박계를 지탱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요즘 당내 분위기를 보면 홍 의원이 탈당을 생각할 수밖에 없어 마음을 굳힌 것 같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탄핵 찬성 세력들이 당에 또 다른 ‘분탕질’을 칠 것이라는 우려에 고민이 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운영을 문제삼았다.

장 의원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우리는 ‘제왕적 당 대표제’, ‘제왕적 원내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올스톱 시켜놓고, 당 지도부의 스케줄은 온통 이미지 정치 뿐”이라 비판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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