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국내 도급순위 15위를 달리고 있는 중견 건설사인 한신공영이 대규모 국책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하청업체로부터 억대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직원들이 무더기로 입건됐다. 특히 한신공영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실적 호조세를 보이면서 급성장한 건설사이기 때문에, 업계의 이목이 더 집중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부지방해양경찰청 광역수사대(이하 해경)은 지난 23일 업무상횡령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한신공영 현장소장인 A(66)씨와 하청 건설업체 전무 B(51)씨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한 A씨로부터 편의 제공 대가로 수백만원 상당의 식사 대접을 받은 혐의로 경기도 소속 공무원 C(51)씨와 감리업체 직원 2명도 함께 입건했다. 특히 A씨 등은 한신공영 소속 직원 10명은 지난 2015년~2017년까지 하청 건설업체로부터 계약 수주 등 청탁과 함께 골프와 유흥업소 접대 등 1억 6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들은 식당‧사무용품 엄체‧주유소 등지에서 비용을 부풀린 허위 계산서를 발행받아서 총 1억 6천만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측에 따르면 한신공영이 지난 2014년 11월 경기도가 발주한 화성시 제부 마리나항 건설사업을 다른 2개 건설가와 함께 수주했다. 이후 140억원 상당의 준설공사 부분을 무면허 업체인 B씨의 하청업체에 불법 하도급했다.

회사는 ‘성장’해도 임직원 급여는 감소세?

업계에서는 한신공영의 내부를 조금만 들여다봐도 소속 직원들이 이 같은 비리를 저지른 이유가 짐작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신공영의 영업이익은 2016년 대비해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7배 가까이나 늘었다.

이러한 실적만 놓고 봤을 때 한신공영은 어느 기업보다도 눈부신 성장을 계속해 온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 1조860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그러나 회사가 성장을 거듭하는 것과 달리 직원들의 급여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신공영 직원들의 1인 평균 금여액을 살펴보면 ▲2016년 6000만원 ▲2017년 5600만원 ▲2018년 5600만원 등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또한 임직원들의 근로환경 개선과 근로의욕 향상을 위해서 사용되는 복리후색비 역시 매년 감소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3년 간 복리후생비를 보면 ▲2016년 20억200만원 ▲2017년 19억3200만원 ▲2018년 19억2000만원 등이었다.

이에 반해서 한신공영 등기임원들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2016년 1억5700만원 ▲2017년 1억6400만원 ▲2018년 1억680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직원들의 급여가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더욱이 해당 기간 동안 한신공영의 등기임원은 단 3명으로, 이 중 한신공영의 총수 최용선 회장의 장남인 최문규 대표이상의 이름도 포함됐다. 또 지난해 퇴지금 중간정산을 합치면 총 74억 7500만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미등기임원이지만 총수인 최용선 회장에게 돌아간다.

‘일감몰아주기’로 오너일가 배채우기?

일각에서는 회사가 급성장과 함게 한신공영 오너일가의 주머니는 다른 방법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의혹데 제기됐다. 한신공영을 지배하고 있는 코암시앤시개발의 매출액 대부분이 한신공영 및 특수관계자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신공영과 그룹 지주사인 코암시앤시개발과의 매입 거래규모를 살펴보면 ▲ 2016년 237억원 ▲2017년 205억원 ▲2018년 378억원 등이었다. 이는 코앰시앤시개발의 한 해 전체 매출 대비 각각 94.4%, 97.7%, 92.2%에 해당한다.

즉, 코암시앤시개발 매출액 대부분이 한신공영으로서 발생된 셈이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오너일가의 곳간을 채워주기 위해서 코암시앤시개발에 일감몰아주기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코암시앤시개발은 최용선 회장의 차남인 최완규씨가 대표회사를 맡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산 규모가 작아서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자본규제를 받는 상장기업의 경우 과도한 지원성 거래가 밝히지면 배임 등의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 특히 한신공영은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 중인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한신공영은 과거 분식회계 등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기에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한신공영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제 막 수사가 시작된 사건이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아직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번 사건이 회사의 급여나 복지 부분이 적어짐에 따라서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과 관련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급여는 매년 정상적으로 인상됐다. 다만, 회계 기준이나 이런 부분 때문에 마치 낮아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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