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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최근 1년 동안 벤처캐피탈(VC) 9곳이 폐업했다. 벤처투자규모는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성장하고 있지만, 매달 신생 VC들이 생겨나고 기존 금융권도 신기술금융업 라이선스 등을 갖고 벤처투자에 나서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져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7일 벤처캐피탈협회와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1년(2018년 1월~2019년 2월) 사이 VC 9곳이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를 내려놓게 됐다. 정부가 진행한 ‘제2의 벤처붐’확산 전략 등에 따라 벤처시장에 자금이 몰릴 것으로 기대되면서 신생 VC 진입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지만 그만큼 문을 닫는 VC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VC의 라이선스 반납 이유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정기간 펀드 설정을 못해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지주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동 출자한 이후 지난 2016년 말 설립한 케이에스티인베스트먼트는 이후 펀드를 조성하지 못하며 결국 지난해 3월 라이선스를 박탈당했다.

아울러 이상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6월 14일 VC라이선스가 말소된 이후 추가 펀드설정을 하지 않았고 지난 2017년부터는 투자도 하지 못했다.

이에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 등은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에 따라 2년 동안 단 1건의 투자실적도 없을 시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를 박탈하게 된다”며 “트랙레코드 등에서 밀려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펀드를 설정하는 것)를 조성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펀드(투자 대상을 정한 뒤 자금을 모집하는 펀드)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외에도 지난 2월 유니창업투자가 조합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해 중소기업벤처부로부터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를 반납 명령을 받은 바 있다.

IB업계에서는 “독립 VC들은 관리보수를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펀드 조성이 가장 중요한데 이런 부분이 이뤄지지 않을 시 좋은 인력들이 빠져나가는 등 조직 유지에 큰 어려움이 생긴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최근 연기금과 공제회 등에서 트랙레코드가 없는 설립 3년여 이내의 신생 VC들만을 위한 평가 제도를 만들기 시작하며 신생 VC들의 시장 이탈 현상이 점점 완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교직원공제회에서 8900억원의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를 선정하며 올해 처음으로 ‘루키 리그’ 신설에 나섰다. 교직원공제회 김호현 기금운용총괄이사(CIO)는 “그동안 트랙레코드 부족으로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던 신생 운용사들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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