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우리는 삼성보다 5G 통신장비 기술력이 12~18개월 앞서 있다. 한국 중소기업에 5%G 기술을 전수하고 싶다.” 화웨이 저우유에펑(周跃峰) 무선네트워크 부문 마케팅 총괄(부사장)


저우유에펑 총괄은 “1년 전만 해도 삼성이나 에릭슨 등 경쟁사 기술 동향을 매일 점검했다. 지금은 참고할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챙기지도, 보고받지도 않는다”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이미 화웨이 장비로 통신하고 있으며 5G 시대에는 그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에서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화웨이는 이미 항저우와 선전, 밀라노, 베를린 등에서 5G 기지국을 구축했다.

화웨이는 5G 관련한 특허 건수에서도 경쟁자를 제친다. 세계지적재산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5G 관련 화웨이의 특허 출원 개수는 1529개다. 노키아(1397개)나 삼성전자(1296개)보다 많은 수다. 중국과 한국을 특허 수를 비교하면 화웨이와 중국의 차이나텔레콤, ZTE, 오포 등의 5G 특허 건수(3400건)가 국내 삼성·LG전자의 특허 수(2040개)보다 많다.

화웨이의 급성장 뒤에는 ‘중국 제조 2025’가

1987년 설립 이후 30여년 만에 세계 통신장비 시장의 선두에 올라선 화웨이는 5G 장비에 대한 자체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인력 양성이 비결로 지목되지만, 국제 사회는 화웨이의 급성장 뒤에는 ‘중국 제조 2025’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가 대 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CFO
로 캐나다에 억류돼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기술을 가로채는 기업으로 비난하는 이유다.

 

중국제조 2025는 통신장비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25년까지 40%, 단말기는 45%까지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통신망을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지원할 도구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화웨이의 본사가 자리 잡고 있는 광둥성은 중국 최첨단 산업의 중심지인데, 이곳에서 화웨이는 가장 혁신적이고 ‘중국제조 2025’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지목된다. 선전 화웨이 본사는 여의도 면적 6배에 이르는 커다란 부지에 연구실과 생산팹, 강의실 건물이 즐비해 있어 하나의 소도시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화웨이가 30여년만에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성장한 비결은

화웨이는 인민해방군 출신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1987년 선전에서 설립해 홍콩에서 통신장비를 구매해 중국에 되파는 대리점이 모태였다. 저우유에펑 총괄은 화웨이의 목표에 대해 “우리 기술은 경쟁자보다 뛰어나고 가격은 더 싸다. 전세계 고객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둘러댔다.

다만 “막대한 R&D 투자”가 급성장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의 2017년 R&D 투자 규모는 113억3410만 유로(약 14조5100억원)로 세계 5위다. 액수로만 보면 세계 1위인 삼성전자(약 17조 1800억 원)에는 미치지 않지만, 삼성전자가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등을 고루 한다면,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R&D투자에 집중하는 화웨이…R&D인력 평균 29세

화웨이의 투자 규모보다 더 놀라운 건 중국 인구 13억 명 중 선발된 R&D 고급인력이다. 화웨이는 18만 명의 임직원중 8만 명(44%)이 연구직인데, 전체 임직원 평균 연령은 29세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7년 기준 전체 32만여명중 R&D 인력은 6만5000여명(약 20%)에 불과하다.

화웨이, 통신장비 세계 점유율 이미 31%…삼성과 충돌 예상

중국은 통신 분야에서 2025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을 통신 장비는 40%, 단말기는 45%, 단말기에 들어가는 핵심 칩은 20%를 차지하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는데, 통신장비만 따지면 화웨이의 현재 점유율(31%)은 이미 목표치(40%)에 근접했다. 통신 장비 시장의 점유율 9%를 2020년까지 2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잡은 삼성전자와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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