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현대홈쇼핑이 방송통신위원회에 IPTV 송출수수료 관련 조정을 신청하면서 ‘수수료’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홈쇼핑 업체들은 매년 IPTV·케이블TV사업자 등 유료방송사업자들과 협상을 벌여 방송채널을 할당받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한다. 수수료율이 높을수록 주요 채널번호를 받는 식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TV 시청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매년 급격하게 상승하는 송출수수료로 인해 현재 들어가 있는 채널을 지키기도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반면 IPTV 업체들은 케이블TV 사업자보다 송출수수료를 적게 받고 있어 형평성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수년간 이어져온 양 측의 마찰은 국정감사에서도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TV홈쇼핑의 높은 판매 수수료 문제가 제기되면서 IPTV 업체의 송출 수수료 인상률을 조정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국감에서도 한국홈쇼핑협회 조순용 회장은 “매출의 절반을 송출수수료로 내고 있다. 송출수수료가 높아지면 홈쇼핑 회사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렇다할 해결책 없이 지금까지 이어지다가 최근 ‘폭발’하기 이르렀다.

1일 관련 업계에 다르면 현대홈쇼핑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LG유플러스와 관련한 분쟁 조정 신청서를 냈다. 홈쇼핑업계가 송출수수료 관련 조정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송출수수료를 놓고 협상을 벌이던 LG유플러스 측이 요구하는 인상요율이 과도하게 높아 수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홈쇼핑은 LG유플러스 IPTV 10번 채널을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분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전년보다 20% 이상 인상된 38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30%를 올렸는데 올해도 20% 이상 올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가 불과 3년 만에 송출수수료를 2배로 올린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증가율과 케이블TV 송출수수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정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현대홈쇼핑이 사용하던 10번 채널을 입찰에 올리고, 다른 사업자에게 넘겨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홈쇼핑이 아니더라도 황금채널인 10번을 노리는 사업자는 많다는 얘기다.

수수료율에 대한 홈쇼핑업계의 불만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 현대홈쇼핑이 이례적으로 분쟁 조정 신청까지 제기한 것은 송출수수료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송출수수료가 계속 오르자 올 초 TV홈쇼핑과 T커머스, IPTV 협회는 송출수수료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일단 현대홈쇼핑이 홈쇼핑업계를 대신해 총대를 멘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는 하지만 실제로 갈등 해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그동안 홈쇼핑과 유료방송 협상에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사업자 간 대가를 주고받는 계약 내용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쟁조정 신청을 하게 되면 방통위가 분쟁조정위원회 희의를 통해 각 사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권고하겠지만 한 쪽이라도 수용하지 않으면 조정 효력은 상실하게 된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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