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정민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이날 동결 결정은 시장 예상과 일치하는 것으로 국내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강한 의지로 인해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금리를 현재 연 1.2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10월 1.25%로 0.25%포인트씩 낮춘 바 있으며 이는 국내 경기 부진세가 지속된 가운데 0%대 물가상승률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진 것에 대한 조치로 알려졌다.

아울러 올해 경기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인하 속도 조절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까지 수출은 13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6억6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 수출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경제에 긍정적 신호로, 지난해 수출 경기 악화의 배경 중 하나던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도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은 금통위는 이날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경제 부진세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으며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올해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한 2%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아직 가시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관측이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은 2.3%로 지난해(2.0%)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잠재성장률(2.5~2.6%)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뚜렷한 경기 반등세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한은이 올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가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관측은 엇갈리고 있지만 빠르면 다음달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지만 거시경제 둔화 위험이 가계부채 등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여전히 압도하고 있다”며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스페셜경제 / 정민혁 기자 jmh899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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