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홍보대사’ 스티븐 유와 ‘방산업체 풍산’ 류성곤의 평행이론?

▲로이스 류의 부친 '풍산그룹 류 진 회장'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최근 법원의 스티븐 유(유승준 씨) 입국허용 대법원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 5일만에 20만명의 동의를 얻는 등 병역의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풍산그룹 류진 회장의 아들 ‘로이스 류’(과거 한국이름 류성곤)의 병역기피 논란이 재조명 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방위산업 물품을 취급하면서 정작 오너 2세는 미국국적을 취득해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국방부 홍보대사로 활동하다 미국국적을 취득한 스티븐 유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 다시 주목 받는 배경이다.

당초 스티븐 유가 입국금지가 된 것은 국방부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등 병역의무이행 전도사를 자처하던 그가 정작 자신의 병역을 앞두고는 미국 국적을 취득해 국민들을 기만했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하게 풍산그룹은 1973년부터 M16소총 총탄 등 탄약을 생산해 온 대한민국의 대표적 방위산업체이면서 풍산그룹 오너 2세인 로이스 류는 병역기피를 위해 미국국적을 취득한 의혹을 받고 있다.
▲스티븐 유. 아프리카 TV 캡쳐

군용품 팔면서 차기 유력 후계자 미국국적 취득
로이스 류 미국국적 취득 통상 입대시기와 일치

로이스 류의 한국국적 포기 및 미국국적 취득사실은 지난 2014년 5월 9일 풍산홀딩스의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변동신고’ 공시를 통해 처음 드러났다. 풍산홀딩스는 풍산그룹의 지주회사이며 류진 회장 일가가 지배한다.

당시 공시에서 풍산홀딩스는 류진 회장이 보유 중이던 8만6800주를 가족인 헬렌 노(아내)와 류성왜(장녀), 로이스류(장남)에게 증여한다고 밝혔다. 풍산홀딩스는 국적변경으로 이름이 바뀐 증여자의 가족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헬렌 노는 기존주주인 노혜경 씨이고 로이스류는 류성곤 씨라고 부연했다.

류 회장이 풍산홀딩스 주식의 본인 소유 주식을 아내와 두 자녀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류 회장의 아내와 아들이 지난 2014년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풍산홀딩스의 2014년 공시 서류를 확인해본 결과 실제로 이들의 국적이 미국으로 명시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류 회장의 아내이며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딸이기도한 노혜경씨의 이름은 ‘Helen Lho’로, 아들 류성곤씨의 이름은 ‘Royce Ryu’로 표기 돼 있다.

문제는 미국인 로이스 류가, 류 회장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로 풍산그룹의 차기 승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해당 서류보다 1년 2개월 앞선 2013년 3월 29일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변동신고에서는 노혜경, 류성곤으로 표기되며 대한민국 국적으로 기재됐다는 점을 봤을 때 헬렌 노와 로이스 류의 미국국적 취득 시기는 2013년 3월 29일부터 2014년 5월 9일 사이로 추정된다.

당시 해당 내용을 보도한 <시사플러스> 등에 따르면 로이스류는 1993년 10월 19일생으로 미국국적을 취득한 시기는 21~22살 정도다. 한국남성들의 통상적인 군입대 시기와 일치하는 셈이다.

한국남성들은 국방의 의무를 지기위해 군에 징집되는 입장인 만큼 이를 회피하려 하는 태도에 대한 문제인식 감도가 높다. 특히 다른 산업도 아닌 방산업체의 승계자가 군복무의 의무를 다 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현재까지도 풍산의 기업 이미지는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 캡쳐

‘로이스 류’ = ‘스티븐 유’ 평행이론 <왜>

특히 이러한 흐름은 최근 더욱 가속화될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병역기피의 아이콘이 된 가수 유승준 씨의 입국시도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씨는 당초 국방부 홍보대사 활동은 물론 “반드시 군대에 가겠다”, “해병대에 입대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가수 활동 많은 인기를 얻은 바 있어 국민들의 배신감을 더욱 키웠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1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가 유 씨의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며 유 씨의 입국허용 가능성이 열리자 국민들의 반발수위도 급상승했다.

특히 이후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스티븐유(유승준) 입국금지 다시 해주세요. 국민 대다수의 형평성에 맞지 않고 자괴감이 듭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은 게시 5일만에 동의 20만명을 넘긴 뒤 현재까지도 동의 수가 큰 폭으로 올라가고 있다. 청원게시물이 30일 내에 2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을 경우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이에 답해야 한다.

풍산그룹도 이에 대해 답을 내놔야 하는 시기로 보인다. 풍산그룹은 임진왜란 영웅, 서애 류성룡 선생의 후손임을 강조하며 ‘사업보국’을 경영이념으로 내걸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국방부 홍보대사를 맡으며 인기를 누리다 정작 본인의 군입대 시기에는 미국국적을 취득해 국민들을 기만한 미국인 스티븐 유와 평행이론이 성립되는 이유다.

청와대 게시판의 청원인은 “(스티븐 유의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면) 이완용도 매국노라고 부르면 안되는거 아닌가. 이완용도 따지고 보면 자기 안위를 위한 선택이었을 테니까”라며 “대한민국을 기만하는 것, 국민을 기만하는것, 헌법을 기만하는 것(은) 크나큰 위법”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로이스 류를 포함한 류진 회장 일가는 해마다 100억원 안팎의 배당금과 급여를 타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오너일가 사익추구 논란으로 비판 받고 있다. 최근 풍산계열사들은 일제히 실적 하락세다.

풍산홀딩스는 작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4%와 47.6% 하락했지만 주당 1700억원을 배당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류 회장의 현재 풍산홀딩스 지분 보유량은 32.5%다. 헬렌 노(3.36%)와 류성왜 씨(1.98%) 로이스류(1.98%)의 지분을 모두 합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40.5%로 오너일가는 작년에만 53억원의 배당금을 타간 셈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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