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지 일주일째 접어들었으나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날뛰지 않고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전국적인 이동중지명령이 발령됨에 따라 최근 국내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전국 12개 축산물 공판장 및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전날인 지난 16일 4403원(이하 1㎏당)에서 18일 6201원으로 40.8%나 급등했다.

그러나 도매가격과 달리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지난 16일 2013원(이하 100g당)에서 18일 2044원으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돼지고지는 비상사태를 대비해 일주일치 이상의 물량을 확보해줬기 때문에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전국적인 이동중지명령이 발령됨에 따라 일시적 물량 부족으로 도매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19일부터 출하되지 못한 물량이 정상공급되면 가격 또한 조속히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행히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유통업계는 아직까지 상황을 주시하면서 긴장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생한 지 4일 만인 20일 경기 파주시에서 2건의 의심 신고가 추가 접수되면서 확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단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3대 대형마트는 지난 19일 이번주 삼겹살 가격을 동결하면서 당장은 지난달과 비슷한 가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들 마트는 매주 목요일마다 도매가 등 비용을 반영해 돼지고기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이번 주말 돼지고기 삼겹살(100g 기준) 가격은 지난달과 같은 1980원이다. 홈플러스는 돼지고기 삼겹살(100g 기준) 가격을 1890원으로 책정했으며, 롯데마트는 1980원에 판매한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백화점과 재래시장, 기업형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 평균가격도 비슷하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이번주 돼지고기 삼겹살(100g) 가격은 2538원으로 지난해(2781원)보다 8.7% 저렴한 수준이다.

대형마트와 가공식품 제조사들을 일반적으로 비상상황에 대비해 1~2주 분량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가격변동이 심하지 않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아직까지 확진 판정은 아니지만 경기 파주시에서 2건의 의심신고가 추가 접수된 가운데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격 폭등의 우려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지난해 4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생긴 이후 돼지고깃값이 40% 넘게 오르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고기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 바 있다.

이같은 우려에 따라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농식품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실을 방문해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대한 확실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 총리는 “돼지고기 값이 10% 이상 움직이는 것을 서민들은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며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동향에 따라 정해지지만 그것만은 아니다”라며 “심리라는 요인과 작전이라는 요인이 있다. 사재기가 작전이다. 작전은 제어해야 하고 심리는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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