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오포 등 폴더블 관련 특허 내며 한국기업 ‘추격’
삼성전자·LG전자 ‘롤러블’로 이형 폼팩터 ‘강자’ 굳히기

▲ 폴더블폰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스마트폰 업계의 이형 폼팩터 경쟁이 심화되며 HTC, OPPO(오포) 등의 대만과 중국 기업들도 잇따라 폴더블(Foldable, 접히는)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내고 있다. 이들 업계보다 먼저 폴더블폰을 출시해 시장을 개척한 삼성전자와 최근 이형 폼팩터 실험을 진행 중인 LG전자는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롤러블(Rollable, 돌돌 말리는)’폰을 예고했다.

7일 IT‧스마트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대만이 인수한 HTC와 오포 등의 중국 기업들은 각각 폴더블폰 관련 특허를 냈다. 양사 모두 펼치면 바(Bar, 막대기) 모양의 스마트폰이지만 이를 반으로 접어 휴대성을 높인 형태의 폴더블폰을 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형태는 삼성전자가 지난 2월 공개한 두 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과 유사하다.

먼저 폴더블 관련 특허가 확인된 기업은 HTC다. HTC 스마트폰 부문의 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VR제작 전문 기업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올해 초 5G 스마트폰을 공개해 재기에 성공했다.

이브 마이트레 HTC 신임 CEO는 네덜란드의 IT‧통신 전문매체인 레츠고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까지 수익성 있는 스마트폰 사업부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20만원대의 ‘가성비’ 좋은 5G 스마트폰인 ‘HTC U20’ 출시하며 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HTC의 다음 타겟은 폴더블폰이다.

레츠고디지털은 “만약 HTC가 다시 혁신을 원한다면(5G 스마트폰 이상의 혁신을 원한다면)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유행을 건너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HTC의 새로운 특허는 이 회사가 실제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HTC는 마이트레 CEO가 선임된 지 3개월만인 지난해 12월 31일, ‘폴더블 디스플레이 장치’에 대한 미국 특허를 출원했다. 해당 특허는 지난 8월 20일에 공개됐고, WIPO(세계 지적재산권 기구)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됐다.

 

▲ HTC의 폴더블 특허를 기반으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 (사진=레츠고디지털)


HTC는 기본적으로 약 6~7인치 정도의 바형 스마트폰이 반으로 접히는 형태다. 핵심 특허는 디스플레이가 접히고, 펼쳐질 때 이를 지지해주는 힌지다. HTC의 폴더블폰은 듀얼 힌지 형태로, 겉모양이 비슷한 갤럭시Z플립과 달리 디스플레이가 'ㄷ'자 형태로 2번 접히는 것이 특징이다.

레츠고디지털은 “스마트폰 양 옆에 힌지를 노출시켜 (스마트폰을) 접는 동안 디스플레이 패널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해준다. 설명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화면에 주름이 생길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도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 힌지 관련 특허를 냈다. OPPO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를 출시한 이후 꾸준히 폴더블 스마트폰 제작을 시도했다. 지난해엔 오포의 폴더블폰 시제품으로 추정되는 이미지가 공개되며, 곧 제품을 공개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오포는 아직 단 한 대의 폴더블 스마트폰도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 이번에 공개된 특허는 오포가 실제 제품으로 생산 가능한 수준의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 OPPO의 폴더블 특허를 기반으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 (사진=레츠고디지털)


중국의 IT 매체인 기즈차이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기업인 오포가 폴더블폰 특허를 출원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대부분의 폴더블폰은 바깥쪽으로 접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이는 휴대폰을 반으로 접었을 때 보호 기능이 떨어진다. 오포의 특허는 폴더블폰에 내부 접이식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 폴더블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듀오’의 힌지 디자인과 유사하게 눈에 띄게 설계된 힌지를 사용한다. 이 힌지 디자인은 폴더블 경험을 더 잘 제공하고, 화면 주름을 줄이며, 수명을 향상시킨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후발 폴더블폰 사업자들의 도전장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세대 폼팩터로 롤러블폰을 고려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기존의 판에 박힌 스마트폰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폼팩터 실험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첫 번째로 공개된 제품은 ‘스위블폰’인 ‘LG 윙’이다. 윙은 메인디스플레이와 세컨드 디스플레이의 2개의 화면이 겹쳐 있어 평소에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보이지만, 보조화면이 필요할 때 메인디스플레이를 90도로 돌려 ‘ㅜ' 형태로 만들면 세컨드스크린이 드러나는 형태다.
 

▲ LG전자가 지난달 14일 'LG 윙' 신제품 공개 행사 이후 공개한 롤러블폰 티저이미지. 희미한 사진이지만 오른쪽 화면이 졉혔다, 늘어났다하며 화면이 크고 작아지는 구조다 (사진=LG전자 유튜브 화면 캡쳐)


LG전자는 지난달 윙 공개 행사 말미에 자사의 다음 프로젝트인 롤러블폰의 티저를 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6월 특허청에 ‘롤비전(RollVision)’이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은 액정의 오른쪽을 잡아당기면 안에 말려 있던 액정이 나와 화면이 커지는 방식이다.

 

▲사진제공=레츠고디지털


삼성전자도 최근 롤러블폰 개발 정황이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미국특허청(USPTO)에서 ‘스크롤러블·롤러블(Scrollable·rollable) 디스플레이 디바이스’라는 명칭의 특허를 냈다. 역시 본체에 말려들어가 있는 디스플레이를 잡아당기면 화면이 나타나는 구조다.

이와 관련 IT관련 외신인 MS파워유저는 “세계 최초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폰이 삼성전자든 LG전자든 아니면 다른 기업이든, 새로운 폼팩터는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만약 기술이 소비자들의 요구조건을 잘 충족시킨다면, 그 기술을 처음 한 브랜드는 가장 만족스러운 보상을 받을 것”이라 보도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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