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간담회를 앞두고 있는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등 기업들은 당장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직후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나 채용은 물론, 반(反) 화웨이 노선을 탈 것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경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미 주요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지게 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삼성을 비롯해 현대,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는 대미 투자였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세탁기 공장 설립에 약 3억 8000만 달러를 투자하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고마워요 삼성!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됨에 따라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 역시 변화됐다. 바로 국내 기업들에게 대미 투자는 물론, 반 하웨이 노선을 탈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우리기업들이 완전히 화웨이와 거래를 끊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우선 삼성전자만 해도 화웨이가 경쟁사이면서 고객사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 243조 7700억원 가운데 17.7%인 (43조2100억원)를 중국에서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거래를 끊을 경우 다른 중국 기업들과도 절연을 각오해야 한다.

따라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화웨이와의 거래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는 5G 장비를 도입 하면서 화웨이 통신 장비를 채택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LG전자 삼성전자보다도 더 곤혹스러운 처지가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이달 초 화웨이를 저격하면서 “세계는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한다”면서 “단기적인 비용 절감은 솔깃할 수 있으나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를 선택하면 장기적인 리스크와 비용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재계는 미‧중 양자 정상회담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야 트럼프 대통령의 청구서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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