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오는 10일 임기만료...하마평 없어
구조조정 전문가 평가받았지만...아시아나 '노딜' 타격
"미련 없다"...협상 결렬 책임지는 모습 보일 가능성↑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제공=산업은행)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오는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책임론도 만만치 않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의 임기 만료가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이 전혀 없고, 코로나19라는 비상시국에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등 이 회장이 매듭져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017년 취임 후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성동조선해양·한국GM·STX조선해양·동부제철 등 굵직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해결했다.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두산그룹의 자구노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사실상 주도해온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연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난달 26일 이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주체인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을 세 번째 만나 ‘1조5000억원 공동투자’라는 회심의 카드를 제시했지만, 최종 기한까지 HDC현산의 확답을 받아내지 못했다.

산은은 HDC현산의 재실사 입장 고수가 사실상 인수 계약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이해하고, 이주에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그 시점을 이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10일 이전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해지가 공식 발표되고, 이 회장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연임을 고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 6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문제 대해 “9월 초까지 미련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금 충분히 피곤하다. 주어진 일에만 전념해도 시간이 부족하고 충분히 스트레스 받는다. 더 이상의 미련도 없고 그 다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최종 무산된다고 해도, 이후 경영정상화 등 플랜B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의 회생을 위해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산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연임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설명도 뒤따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최종 결렬되면서 그 전후로 이 회장의 연임이 확실했던 분위기가 다소 바뀐 건 사실이다”라면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지금 상황에서 산은 회장이 교체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산업은행)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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