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실상 콜센터 직원 1600여명을 내부 정규직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지난달 내려온 정부 지침 때문인데 건보공단 내부 직원과 국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개적 채용 비리 꼭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을 하루만에 3200여명의 동의를 받아 도 넘은 공기업 정규직화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가늠케 한다.

앞서 지난 21일 <매일경제>는 건보공단이 민간 위탁업체 직원 1600여명을 내부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건보공단은 올해 2월 고용노동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관련 민간 위탁 정책추진방향’에 따라 콜센터직원 1572명에 대한 처우에 대한 결과는 10월말까지 보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방침은 엄연한 사기업 정규직을 무더기로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 본사 정규직 소속을 바꾸는 것이어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콜센터 직원은 비정규직이 아니라 10여개 민간기업 소속 정규직이다.

공기업은 일반 사기업과 달리 정년까지 보장되며 평균 연봉도 민간기업과 ‘2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많다.

콜센터 등 공공기관이 민간에 위탁한 업무는 ‘정규직 전환 3단계’에 해당한다.

앞서 정부는 노사와 전문가가 협의기구를 구성해 정규직 전환 방식을 논의하도록 한 1·2단계와 달리 3단계는 기관 자율에 맡겼다.

그러나 지난달 자율 결정을 재촉하면서 사실상 건보공단에 콜센터의 정직원 전환 압력을 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 주택금융공사·캠코·한국도로공사 등 일부 공기업·공공기관도 각각 100여명의 콜센터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현재 건보공단 내부적으로도 콜센터 직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기존 건보공단 직원과 달리 면접 등 채용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동일한 처우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3조9000억원의 적자를 낸 건보공단은 최근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개적 채용 비리 꼭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23일 4시 기준 하루만에 3254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 A씨는 “현 정부의 비정규직화의 정규직화를 채용의 근거로 두고 있지만 엄연히, 공정하지 못한 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기득권의 채용비리”라며 “고용센터 직원의 추가 채용을 통해 몸집 부풀리기에 나서고 있으며 이에 수반되는 경비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채용과정에서 필기나 면접없이 도장 하나만으로 본사 정규직이 되는 시스템을 통해 기득권의 지인들이 무분별하게 공단의 직원으로 입사하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채용비리’가 공개적으로 펼쳐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다음날인 23일 ‘저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시작됐다.

청원자 B씨는 “건보공단의 적자가 과연 상담사 직접고용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현재 도급업체를 통해 제공하고 있는 비용을 건보공단에서 직접 상담사에게 지불한다면 도급업체가 상담사관리 및 업체운영비용 등으로 가져가게 되는 중간수수료비용을 절약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만약 적자가 인건비에 관련된 적자라고 한다면 상담사 직접고용에 대한 적자보다 최근 3년간 정규직직원에 대해 매년 1000여명씩 과도하게 채용하고 단기간근로자의 무분별한 채용이 경영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B씨는 “정규직 입장에서 필기나 면접 없이 채용되는 과정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점 저 또한 이해한다”며 “다만, 근로자로서의 인권을 존중받고 근무환경 및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청와대 국민청원]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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