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진행된 2020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Digital First, Change Everything’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새롭게 제시한 경영 슬로건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디지털’에 집중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우리금융은 비대면 확산과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혁신에 승부수를 띄운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5월 그룹의 디지털 및 기획 조직을 총괄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설립한 이후, 디지털 우선(Digital First)이라는 경영슬로건에 따라 다양한 디지털 혁신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날 우리은행 본점에서 ‘블루팀과 함께하는 디지털혁신 포럼’이 개최됐다. 블루팀은 디지털 트렌드에 맞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발굴하고 제안할 수 있도록 젊은 책임자급 직원 중심으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디지털혁신위원회 내 별도 조직이다.

이날 포럼은 디지털혁신위의 위원장이기도 한 손 회장의 제안에 따라 블루팀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안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진행됐다.

블루팀은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그룹의 디지털혁신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또 빅테크 기업의 큰 장점인 직관성과 흥미 중심의 플랫폼을 비교·분석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 아이디어를 경영진에 제안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 회장이 지난 27일 디지털혁신위원회에서 논의됐던 현안인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및 마이데이터 사업 등 주요과제 추진 시 블루팀의 의견도 청취해 반영하도록 현장 지시하기도 했다”며 “플랫폼을 활용한 고객 접점 확대방안, 콘텐츠의 질적 개선방안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고, 그룹 디지털 서비스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획기적으로 바꿔보려는 적극적이고 열띤 토론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전날 통신업계 공룡인 KT와의 전략적 동맹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KT와 손잡고 금융과 ICT를 융합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위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KT와 우리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1, 2대 주주로, 그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이번 동맹도 금융과 ICT 융합 신사업에 뜻을 있었던 손 회장과 구현모 KT 대표의 공동 제안으로 시작됐다.

지난 6월 두 수장이 전격 회동해 공감대를 이룬 뒤 곧바로 실무진 협의체를 구성해 협력방안을 구상했다.

가장 이목이 쏠리는 것은 금융·ICT 융합 신사업이다. 두 회사는 먼저 ▲인공지능 대화형 플랫폼 구축 ▲클라우드 기반 재택근무 환경 구축 등을 통해 혁신적인 비대면 서비스를 마련하기로 했다.

KT가 보유한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초개인화시대에 맞는 맞춤형 금융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각사가 보유한 고객의 통신과 금융 데이터를 연계해 공통 마케팅을 벌이고 고객 접점을 넓히기로 했다. 제휴 요금제와 금융상품 개발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우리금융과 KT의 동맹 같은 금융사와 통신사의 합종연횡 사례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과 통신의 융합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맞서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핀테크에서 할 수 없는 사업들을 금융사들이 하고 있다”면서도 “이종업종과의 연횡도 필요하다. 양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계속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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