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이란이 이라크의 미군기지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이라크 14곳에 건설현장을 가지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에서도 불안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8일 건설업계는 이란의 미국 이라크 기지 공습과 관련해 현장 상황을 체크하는 등 비상에 걸렸다. 국토교통부는 외교부와 함께 이란 이라크 등지에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우리 국민과 현장 직원들의 외출‧출장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또 우리 건설현장에 대한 경비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는 현대건설, 한화건설, 대우건설 등 14개 건설사 현장에서 1381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등이 공동 시공 중인 카르빌라 정유공장 현장에 660여명이 일하고 있고, 한화건설의 미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는 390여명이 근무 중이다.

다행이도 이들 건설현장은 공습 지점과 거리가 있어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외교부 지침대로 임직원들의 출장 부임‧휴가 복귀 등 이라크 입국을 중단했고, 현장 외부 이동을 제한한 상태”라며 “현재 이란의 타깃인 미국 대사관과 미군부대에서 공사 현장까지 거리가 있어서 직접적인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현대건설 관계자 역시 “건설 현장과 공습지역이 상당히 떨어져 있어 큰 문제는 없다”면서 “현재 사내 비상대책반을 통해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에는 현재 건설현장이 따로 없다. 2016년 경제제재 해제 직후 2017년까지 이란에서 대규모 공사를 수주했다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다시 시작되면서 대부분 공사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이다. 다만, 대림산업 등 일부 건설사들이 공사 미수금 회수와 추가 수주 등을 염두에 두고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란 지사에 직원 한 명이 파견돼 있는데 지난 겨울 귀국한 뒤 미국-이란 관계가 악화되면서 다시 현재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사들은 안그래도 상황이 좋지 않은 해외건설 수주 시장에 악재로 적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10억 달러 수준으로 2006년 164억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위기가 확대되면 올해 해외 수주도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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