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 후 인사하고 있다. 2019.11.17.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연이은 중진 의원 험지출마 요구와 불출마 선언 속에서 자유한국당 내에 미묘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중진급 인사들은 물론 초선의원까지 당 쇄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17일 탈당선언을 하며 한국당을 향해 ‘좀비정당’ ‘해체해야 한다’고 발언한 김세연 의원에 반발하던 의원들은 당장 난감한 처지에 몰린 형국이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페이스북에 “한국당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며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지 않겠다. 서울지역 험지출마 등 당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정치 중심인 대구·경북지역이 그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당과 보수정치가 바로 서고 나아가 정치세력 간 균형도 이뤄진다고 판단했다”며 “그 중 가장 어려운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수성갑에 출마해 그 한 부분을 담당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 수성갑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지역구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금도 대구·경북이 새로운 모습으로 그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어디서 무엇을 하건 이를 위해 힘쓰겠다. 이를 통해 힘을 얻어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당이 원한다면 불출마 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곽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스스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응분의 조치가 있다면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 의원은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해 책임을 면할 수 없던 당시 여당(새누리당-한국당) 의원들도 일괄 사퇴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지만 정치적·이념적 균형을 위해 시기를 유예했던 셈”이라며 “이제는 전 정권에 대한 책임론을 정리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당 내에서는 당이 원한다면 쇄신에 동참할 것이란 의원들이 추가적으로 더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

반면 지난 5일 김태흠 의원이 ‘영남, 강남3구 3선 이상 의원들은 용퇴하거나 험지 출마하라’는 요구에 김정훈 의원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정훈 의원은 지난 6일 성명서를 내고 “(김태흠 의원이)기준 없이 특정 지역만 거론한 것도 문제고 3선 이상 중진들은 정치를 10년 이상 한 사람들인데 누가 나가라 해서 나가고 들어오라 해서 들어올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나는)이 당에서 유일하게 박근혜 탄핵에 책임질 아무 이유가 없는 사람이고, 탄핵으로 궤멸된 이 당을 살린 사람”이라며 “물갈이는 탄핵 정국을 책임질 사람들끼리 정리하고 나를 끼워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평당원 신분으로 당 지역경선에 참여해 여의도 복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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